中 세금, 美 보조금…韓 반도체, 미국행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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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금, 美 보조금…韓 반도체, 미국행 '딜레마'

한스경제 2026-01-16 14: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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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 K반도체의 딜레마를 시각화한 모습./ChatGPT 생성 이미지.
미-중 갈등 속 K반도체의 딜레마를 시각화한 모습./ChatGPT 생성 이미지.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첨단 반도체 제품군을 겨냥한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 압박을 받게 됐다.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이 자국 기술 공급망에 기여하지 않는 고성능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인데 대만의 TSMC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으로 수입되어 다시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에 대해 적용된다.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비켜갈 것이란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산업 전략, 공급망 재편, 국가별 투자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단기적 영향보다는 그 이후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은 중국으로 향하는 첨단 AI 칩 흐름에 가격 장벽을 세우는 한편 자국 내 생산과 투자에는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며 공급망 재편을 가속하는 분위기다. AI 인프라의 중심이 ‘칩-패키징-메모리’로 촘촘히 묶이는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리스크와 미국 종속 리스크 사이에서 ‘분산 전략’이라는 답을 강하게 요구받는다.

◆ AI 가속기 관세의 본질 ‘중국 견제’와 ‘미국 유인’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엔비디아, AMD 등 AI 가속기 공급망을 겨냥한 무역 조치로 읽히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의 첨단 AI·슈퍼컴퓨터 역량 확대를 견제하는 동시에 미국 내 조달 체계를 강화하려는 복합 설계”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AI 가속기는 단독 제품이 아니라 고성능 반도체와 패키징 기술, 고대역폭메모리(HBM)까지 결합된 형태로 공급망이 구축돼 있다. 관세가 특정 품목에서 시작되더라도 향후 메모리·후공정·장비 등으로 정책 압박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이 반도체 관세를 단순한 통상 수단이 아니라 안보·산업 정책의 레버리지로 활용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예고편’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악관이 반도체 및 파생 제품 전반을 겨냥한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중국에선 ‘관세·제재’, 미국에선 ‘조건·통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민은 중국과 미국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부담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여전히 D램·낸드·HBM 등 메모리 수요가 막대한 시장이지만 미국의 제재와 관세 기조가 강화될수록 중국향 공급의 예측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중국으로 가는 첨단 반도체에는 비용 장벽을 높이겠다’는 신호를 강하게 줄수록 중국 내 생산 거점과 고객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수주 변동성과 장비 반입·증설 제한 등 구조적 불확실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미국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라는 당근을 내걸지만 그 조건은 결코 가볍지 않다. 보조금 지급을 전제로 한 경영 정보 공유, 정책 리스크에 따른 조건 변화, 추가 투자 요구 등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의 투자 부담과 경영 자율성 훼손 우려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 삼성·SK에 다가온 HBM ‘미국 이전’ 시나리오

현재 엔비디아·AMD 등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은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관세·보조금·조달 규정을 연계해 “미국 내에서 설계와 패키징, 핵심 부품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갖춘 기업에 혜택을 주겠다”는 방식으로 정책을 고도화할 경우 삼성·SK에는 ‘HBM 생산의 미국 이전 또는 분산’이 현실 과제로 부상할 수 있다.

HBM은 공정 복잡도가 높고 수율 민감도가 큰 제품으로 신규 거점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초기 투자와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미국이 공급망 재편을 가속하며 미국 생산의 신호를 강화한다면 삼성·SK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을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지, 한국·중국·미국 간 생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조정할지 전략적 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국행이 곧 안전지대?…‘중간지대 전략’ 필요

문제는 미국행이 곧 ‘안전지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조금 이후에도 정부 규제와 정책 변화에 따라 고용·임금 조건 강화, 투자 확대 요구 등 추가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의사결정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국은 관세, 미국은 보조금’이라는 단순 이분법을 넘어 한국·미국·유럽·동남아 등으로 생산과 수요를 다변화하는 ‘중간지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내 필수 수준의 생산·투자는 유지하되 과도한 종속을 피하고 중국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유럽·동남아·중동 등 신규 AI 인프라 수요처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카드는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을 직접 훼손한다기보다 향후 반도체 공급망 지형이 어떻게 재편될지를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중국에 남으면 관세·제재 리스크가 커지고 미국으로 가면 보조금과 함께 정치·정책 리스크가 따라붙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디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분산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관세와 보조금이 얽힌 새로운 통상 질서에서 삼성·SK의 미국행 딜레마는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전략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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