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첫 7000억달러 돌파에도 글로벌 시장 수출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기반이 크게 악화된 철강과 중국의 자급 확대로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석유화학부터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와 반도체 역시 시장 경쟁력 약화 조짐이 관찰된다는 평가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첫 7000억달러 돌파에도 글로벌 시장 수출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 챗GPT 생성 이미지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BOX: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미 관세 인상 등 통상환경 악화에도 3.8% 증가하면서 사상 최초로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이러한 외형적 성과와 달리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 2018년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철강·기계 '이중고'…화공품 '중국 자급률'에 발목
한은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수출 점유율 변화를 수요(외생적 요인)와 공급(가격·품질 등 경쟁력) 요인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1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수출은 반도체 등 일부 IT 품목에만 의존, 이를 제외한 주요 비IT 품목은 뚜렷한 성장 없이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철강과 기계 품목은 2018년 이후 제품 자체의 매력도(품목 경쟁력)와 특정 시장 내 성과(시장 경쟁력)가 동시에 약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 한국은행
철강과 기계 품목은 2018년 이후 제품 자체의 매력도(품목 경쟁력)와 특정 시장 내 성과(시장 경쟁력)가 동시에 약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의 설비 증설에 따른 저가 공세가 동남아 등 주요 신흥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입지를 좁힌 결과다. 여기에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향후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화공품의 경우도 2018년 이후 점유율이 하락했는데, 이는 주로 글로벌 수요 둔화와 더불어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자립' 선언 영향이 컸다. 우리 기업들이 특수제품 비중을 늘리며 체질 개선에 나섰으나, 중국이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을 집중 육성하며 관련 소재의 자급률을 높인 탓에 시장 경쟁력이 크게 꺾였다.
특히 석유화학은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과 자급률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며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과거 우리 수출의 효자 품목이었으나, 이제는 중국이 범용 제품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소재 영역까지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 단순히 품질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점유율 방어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반도체·자동차 '기술 우위' 선전…'수입 대체' 가속화 우려
반면 우리 수출을 견인 중인 자동차와 반도체는 품질과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 상승을 주도했다. 자동차는 브랜드 고급화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품질 우위를 확보,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양산하면서 경쟁국 대비 1년가량 빠르게 개발·상용화한 점이 주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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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동차는 경쟁 업체들이 주요 시장에 현지 공장을 확대하며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 우리 수출 물량에 부담을 주고 있다. 반도체 역시 중국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범용 저사양 메모리부터 추격을 가속화하는 한편, 자국산 반도체 채택을 늘리는 수입 대체에 박차를 가하면서 동남아 등지에서 시장 경쟁력이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찬일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올해 역시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전체 수출은 양호한 증가세가 예상되나 비IT 부진이 지속되면서 부문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의 정책은 품목별 경쟁력 변화를 정밀하게 진단해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철강산업의 경우 정부의 고도화 방안에 맞춰 업계의 범용재 설비규모를 조정, 화학산업도 현재 추진 중인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고부가가치 특화 제품으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반도체, 자동차 등 경쟁력이 유지·개선된 품목은 글로벌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기술 보안을 강화해 경쟁 우위를 지속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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