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했지만 공허한 30대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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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했지만 공허한 30대 여자들

나만아는상담소 2026-01-16 12:59:26 신고

성공했지만 공허한 30대 여자들

테헤란로의 불 꺼진 사무실, 혹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오피스텔 창가.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당신은 깨어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함, 시즌마다 바뀌는 명품 가방, 부모님이 친척들에게 자랑할 만한 번듯한 연봉. 당신의 삶은 완벽하게 세팅된 쇼윈도 같다.

하지만 그 화려한 유리벽 안쪽에서 당신은 자주 길을 잃는다.

승진 축하 파티가 끝난 뒤 밀려오는 알 수 없는 허무함, 완벽하게 프로젝트를 끝내고도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습관.

세상은 당신을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라 부르지만, 당신은 자신이 언제 들킬지 모르는 사기꾼 같다고 느낀다.

이 기이한 공허함의 뿌리를 찾아가다 보면, 우리는 어린 시절의 식탁을 마주하게 된다.

그곳에는 성적표를 받아 들고 환하게 웃던 엄마와, 그 미소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작은 소녀가 앉아 있다.

심리학에서는 엄마의 나르시시즘을 만족시키기 위해 선택된 아이를 ‘황금 아이(Golden Child)’라고 부른다.

당신은 엄마의 트로피였고, 엄마의 확장된 자아였으며, 엄마가 이루지 못한 꿈의 대리인이었다.

이 글은 성공이라는 가파른 산을 오르느라 정작 자신의 영혼은 돌보지 못한 당신을 위한 기록이다. 왜 올라도 올라도 목이 마른지, 그 건조한 갈증의 기원을 추적해 보려 한다.

메리 마블,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

이 책의 저자는 당신과 같은 여성들을 ‘메리 마블(Mary Marvel)’이라 칭한다. 슈퍼우먼처럼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과잉 성취자들이다.

당신에게 성취는 선택이 아니었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엄마는 당신이 1등을 했을 때, 반장이 되었을 때, 콩쿠르에서 상을 탔을 때만 따뜻한 눈빛을 보냈다.

“역시 내 딸이야.” 이 달콤한 한마디를 듣기 위해 당신은 자신의 욕구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법을 배웠다.

당신은 ‘존재하는 인간(human being)’이 아니라 ‘활동하는 인간(human doing)’으로 자랐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증명해 보이지 않으면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무의식적 믿음이 뼈에 새겨져 있다.

그래서 당신은 쉴 수가 없다. 휴식은 게으름이고, 게으름은 곧 도태이며, 도태는 엄마(혹은 세상)로부터의 유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치 페달을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처럼, 당신은 불안을 연료 삼아 달리고 또 달린다.

남들은 당신의 열정을 칭송하지만, 사실 그것은 열정이 아니라 공포다.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원초적인 공포가 당신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가면 무도회, 그리고 사기꾼 증후군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도 당신은 만족하지 못한다. 오히려 성공할수록 불안은 그림자처럼 길어진다.

‘사람들이 나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면 실망할 거야.’, ‘이번엔 운이 좋아서 넘어갔지만 다음엔 들통날 거야.’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사기꾼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 부른다.

객관적인 지표가 당신의 능력을 증명함에도, 당신은 스스로를 자격 없는 사람이라 여긴다. 왜냐하면 당신의 삶은 당신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룬 성취는 당신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엄마의 욕망을 연기한 결과물이다.

엄마는 당신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줄 장신구로 여겼다.

당신은 엄마가 쓴 각본 위에서, 엄마가 연출한 대로 연기하는 주연 배우였다.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져도 배우는 공허하다.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은 내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신은 칭찬을 들을 때마다 뒷걸음질 친다. 그것은 당신이라는 사람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당신이 쓰고 있는 가면, 즉 ‘성공한 딸’이라는 역할에 대한 찬사일 뿐이다.

가면이 벗겨진 맨얼굴을 들키는 순간, 사랑도 인정도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가 당신을 고립시킨다.

텅 빈 거울, 정서적 유대의 부재

가장 비극적인 것은 당신과 엄마 사이에 진정한 정서적 교감이 부재했다는 사실이다.

엄마는 당신의 성적표는 사랑했지만, 시험을 망치고 울고 있는 당신은 사랑하지 않았다.

당신이 힘든 일을 털어놓으려 하면 엄마는 “네가 약해 빠져서 그래”라고 비난하거나,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런 소리를 하니”라며 화제를 자신에게로 돌렸을 것이다.

엄마라는 거울에는 당신의 감정이 비치지 않았다. 오직 엄마 자신의 욕망과 체면만이 가득 차 있었다.

당신은 그 거울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지우는 법을 익혔다. 슬픔도, 분노도, 외로움도 엄마가 허락하지 않은 감정은 모두 사치였다.

감정을 느끼는 기능이 마비된 채, 당신은 효율성과 성과만을 추구하는 기계가 되어갔다.

지금 당신이 느끼는 공허함은 단순한 우울감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 한구석에 뚫린 거대한 구멍, 즉 ‘모성적 사랑의 결핍’이다.

아무리 비싼 옷으로 치장하고, 아무리 높은 연봉으로 통장을 채워도 그 구멍은 메워지지 않는다.

당신은 엄마의 자랑거리였을지는 몰라도, 엄마의 위로를 받는 딸은 아니었다. 화려한 트로피는 진열장에 놓일 뿐, 따뜻한 품에 안기지 못하는 법이다.

무대에서 내려와 맨발로 서기

이제 인정해야 한다. 당신이 그토록 갈구했던, 성취와 무관하게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엄마는 존재하지 않았음을.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임을. 이것은 잔인한 진실이지만, 동시에 당신을 자유롭게 하는 열쇠다.

당신이 겪는 공허함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엄마가 사랑을 줄 능력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자신의 텅 빈 내면을 채우기 위해 당신을 도구로 사용했을 뿐이다. 당신은 그 도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냈고, 그 대가로 마음의 병을 얻었다.

이제 그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엄마를 위한 연극은 끝났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조마조마해하던 가면을 벗고, 맨얼굴로 거울 앞에 서라.

조금 초라해 보여도 괜찮다. 완벽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무언가를 해내지 않아도, 당신은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다.

성취라는 마약으로 불안을 잠재우려는 시도를 멈춰라. 잠시 멈춰 서서 당신의 내면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라.

엄마가 채워주지 못한 그 빈자리를, 이제는 성인이 된 당신이 스스로 채워주어야 한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며, 당신만의 속도로 걷는 법을 배워라.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남들이 박수 쳐주지 않아도 좋다.

그것이 진짜 당신의 삶이라면, 그 자체로 온전하고 아름답다. 당신은 누군가의 자랑거리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기쁨을 위해 태어났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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