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 제작
정부가 통합특별시 인센티브로 연간 최대 5조 원 지원과 서울시급 위상 부여를 꺼냈다. 그러나 대전과 충남의 시선은 숫자보다 구조로 향하는 분위기다. 통합의 성패가 한시 지원금이 아니라 세원권 이전과 권한 이양의 조문화에 달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광역 지방정부 행정통합을 촉진하기 위한 통합특별시(가칭) 인센티브를 공개했다. 정부는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올해 국정과제 최우선에 두고 행정통합을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인센티브는 재정지원과 위상 강화, 공공기관 우선 이전, 산업 활성화 등 4개 분야로 구성됐으며 통합 이후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기준으로 설계했다.
정부가 전면에 세운 카드는 재정지원이다.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수준의 지원을 추진한다. 행정통합 교부세(가칭)와 행정통합 지원금(가칭) 신설을 포함해 국가재원 재배분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TF를 구성해 세부안을 확정하고 국회와 협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위상 강화와 관련해 정부는 통합특별시의 지위를 서울시에 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부단체장 직급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부단체장 수를 4명으로 확대한다. 소방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의 1급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실·국 설치와 인사 운영 자율성 확대도 포함했다.
공공기관 이전은 통합특별시를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27년 본격 추진 예정인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통합특별시 지역을 우선 고려하되 구체적인 이전 기관은 지역 선호와 산업 여건 등을 반영해 추후 논의로 확정하기로 했다. 통합특별시 내 국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업무 이관도 추진한다. 이관 대상은 법 제정 이후 국무총리 소속 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산업 활성화의 중심 축은 창업 중심 도시 조성이다. 정부는 입주 기업에 고용보조금과 교육훈련지원금을 지원하고 토지 임대료 감면, 개발사업 관련 지방세 감면도 추진한다. 투자진흥지구와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원을 강화하고 국유재산 임대 기간 확대와 사용료 감면도 검토하기로 했다. 통합특별시에 신설되는 특구는 기회발전특구 수준의 세제지원 강화를 추진하며 개발사업 인·허가 절차는 간소화하고 관련 업무 일괄처리기구 설치도 검토할 방침이다.
통합특별시 명칭은 통합 완료 이후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등의 명칭이 거론되고 있으나 최종 명칭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주민 의사를 반영해 정하기로 했다.
정부 발표 직후 지역의 반응은 방향 공감과 내용 부족으로 요약되는 분위기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인센티브의 큰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에 비해 구체성이 부족하다. 권한 이양과 세원 이전의 설계가 빠지면 행정통합이 지방 성장을 견인할 장치로 작동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법안이 제출되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이 불가피한 만큼 그 과정에서 과감한 권한 이양과 고도의 자치권을 담도록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 시장은 “대전시 차원에서 행정안전부와 협의 채널을 가동했고 필요하면 중앙에 입장을 직접 전달하겠다”라고 밝혔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방안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전·충남이 요구해 온 권한·재정 이양과 257개 특례 조항의 결이 이번 발표와 다르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재정의 경우 양도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이양 등을 포함해 8조 8000억 원 규모를 요구해 왔지만 정부 안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전면적인 세제 개편 없이 4년 한시 지원으로 끊는 구조가 중·장기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농지 전용, 국가산업단지 지정 등 핵심 요구 사안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김 지사는 “재정과 권한 이양은 부처 권한을 지방정부로 넘기는 문제인 만큼 부처 중심 논의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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