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대 ↓…美 '대이란 군사개입' 가능성 후퇴에 긴장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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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대 ↓…美 '대이란 군사개입' 가능성 후퇴에 긴장 완화

폴리뉴스 2026-01-16 12:55:46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4% 넘게 급락하며 최근 이어지던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개입 가능성이 당장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가 빠르게 진정된 영향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원유시장이 다시 '수급과 펀더멘털' 중심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63.76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15%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배럴당 59.19달러로 4.56% 떨어졌다. 두 유종 모두 최근 며칠간의 상승분을 상당 부분 되돌리며 하루 만에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는 전날 "이란에서 시위대에 대한 살해가 중단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언급하며, 당장 군사적 대응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시장에서는 이를 미국이 이란 사태를 둘러싸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외교적·정치적 해법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앞서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고 발언하며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에 대해 강한 경고를 보낸 이후 급등했다. 여기에 미군이 중동 최대 규모의 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서 일부 철수를 권고했다는 보도까지 전해지며,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 영향으로 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62달러대까지 오르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사개입 가능성이 당장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커지자, 국제유가는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그동안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낙폭이 확대된 것이다.

원유시장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항상 가장 강력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중동은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 지역으로, 작은 정치적·군사적 충돌 가능성만으로도 유가가 크게 출렁인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이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갈등이 격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을 키워왔다.

이번 조정은 그동안 유가 상승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던 '전쟁 가능성 프리미엄'이 과도했다는 평가도 낳고 있다. 실제로 최근 유가는 실물 수급 여건보다는 정치적 발언과 군사적 긴장에 더 크게 반응해 왔다. 미국의 발언 한마디에 하루 만에 4% 이상 급락한 것은 시장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국내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번 하락을 단기 조정으로 보는 시각과, 중기적으로는 유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 단지 "지금 당장 전쟁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됐을 뿐이라는 점에서다. 중동 정세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미국과 이란의 관계도 구조적으로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국제유가를 둘러싼 환경은 한 가지 변수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합적이다. 미국과 중동의 정치적 긴장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주요국 금리 정책,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 OPEC+의 감산 정책 유지 여부 등 다양한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수요가 예상만큼 빠르게 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순간 유가는 더 크게 조정받을 수 있다.

반면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는 여전히 유가를 떠받치는 요소다. OPEC+는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감산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은 실제 생산량을 목표치보다 더 줄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 유가는 언제든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번 급락은 그동안 유가 상승에 베팅해 온 단기 투기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다는 신호가 나오자, 단기 차익을 노리던 자금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면서 낙폭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원유 선물시장은 투기적 포지션 비중이 높아지며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였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는 원자재 수입 가격과 물가, 기업 원가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유가가 안정되면 물가 상승 압력 완화와 함께 기업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다. 반대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무역수지와 소비자물가에 부담이 가중된다.

최근 국내에서는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이 동시에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 흐름은 정부와 기업 모두에게 민감한 지표다. 이번 유가 하락이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중기적인 안정 국면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국제유가가 정치·군사적 발언 하나에 크게 요동치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유가는 '안정'보다는 '변동성'이 기본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국제유가 급락은 '전쟁 가능성'이라는 극단적 시나리오가 일단 후퇴하면서 나타난 시장의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는 위험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신호에 가깝다.

국제유가는 다시 정치와 외교, 군사와 경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방향을 결정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루 만에 4% 넘게 급락한 이번 사례는 원유시장이 얼마나 예민하게 지정학적 변수에 반응하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며, 향후에도 작은 변화 하나가 큰 가격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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