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한 통을 보내기 전, Z세대는 먼저 AI를 호출한다. 말투가 무례하게 보이지는 않는지, 상황에 맞는 표현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일상이 됐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Z세대 2,9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보내기 전 AI에게 말투 수정을 요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AI를 활용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7%에 불과했다.
AI 활용 빈도 역시 높았다. 말투 점검을 ‘자주 한다’는 응답이 67%로 가장 많았고, ‘가끔 한다’는 응답은 24%였다.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9%로 집계됐다. 특정 상황에서 한두 번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반복적인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Z세대가 AI에게 말투 수정을 요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격식 문제였다. 복수응답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상황에 맞게 격식을 갖추고 싶어서’가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무례하게 보일까 걱정돼서’가 37%를 기록했다.
문장 작성 자체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문장 구성을 고민하는 게 번거로워서’라는 응답이 16%였고, ‘상대에 따라 어투를 조정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10%로 나타났다. 과거에 말투 지적을 받은 경험이 있어 AI를 찾는 경우도 3% 있었다.
업무 메일, 교수·상사와의 연락, 공식적인 요청 메시지처럼 표현 하나가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AI를 안전장치로 활용하는 모습이 읽힌다.
소통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조사 결과, Z세대의 43%는 직접 대화보다 메신저가 더 편하다고 답했다.
메신저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말실수 위험이 적어서’였다(36%). 이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가 31%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대화 내용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어서’(12%), ‘부담 없이 소통하기 좋아서’(9%), ‘언제 어디서나 효율적으로 대화할 수 있어서’(8%), ‘감정 소모가 적어서’(4%)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반면, 대화를 더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7%였다. 이들은 ‘표정과 말투가 바로 전달돼 오해가 적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61%). ‘말로 설명하는 게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응답은 24%였고, ‘대화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7%), ‘상대 반응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6%), ‘메신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2%)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AI로 말투를 점검하는 습관은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줄이고, 보다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의도나 진심이 흐려질 수 있다”며 “최종 표현은 스스로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나온다. AI가 커뮤니케이션의 보조 수단으로 기능하는 것은 효율적이지만, 표현의 책임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말투를 다듬는 기술은 편리해졌지만, 그 말의 주체는 여전히 개인이라는 점에서 균형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한편, 진학사 캐치는 구직자에게 대기업·중견기업 정보와 채용 공고를 제공하는 채용 플랫폼으로, 기업에는 상위권 신입 및 경력 인재 풀을 통해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Z세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AI 활용 경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조직 문화와 업무 소통 방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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