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고 비싼 휴게소 손본다"... '휴게소 제왕' 대보그룹, 창사 이래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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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고 비싼 휴게소 손본다"... '휴게소 제왕' 대보그룹, 창사 이래 최대 위기

뉴스락 2026-01-16 07:2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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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휴게소 음식 맛없는데 왜이렇게 비싸느냐, 공공서비스인 만큼 국민들 화나지 않게 최대한 빨리 정리하라”

지난달 대통령 주재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나온 이 작심 발언에 '휴게소 업계 1위' 대보그룹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기존의 민간 위탁 운영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한국도로공사 자회사를 통한 '직영 전환' 로드맵을 구체화하면서다.

도로공사에서 운영업체(임대), 다시 입점업체(재임대)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를 걷어내고 도로공사 자회사를 설립·직접 관리해 중간 수수료 거품을 빼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십 년간 휴게소 사업을 영위해 온 민간 운영업체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특히 업계 1위 대보그룹의 타격은 치명적이다. 건설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그룹의 기초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유일한 '현금 창구'인 휴게소 사업의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AI이미지 생성 [뉴스락]
AI이미지 생성 [뉴스락]

올해부터 ‘계약 만료 도미노’... 2026년이 두렵다

2026년부터 2027년 계약만기가 도래하는 대보그룹 휴게소 현황. [뉴스락편집]
2026년부터 2027년 계약만기가 도래하는 대보그룹 휴게소 현황. [뉴스락편집]

대보그룹(회장 최등규)에게 2026년은 '시계제로'의 해다.

4개 계열사(대보유통·대보건설·대보디앤에스·보령물산) 합산 연간 휴게소 매출만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알짜 휴게소들의 운영권이 올해부터 줄지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뉴스락> 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대보그룹이 도로공사로부터 위탁 운영 중인 휴게소 중 10곳이 올해와 내년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만료 사정권에 든 시설은 ▲서천(목포방향/26.12.30) ▲오창(남이방향/26.10.31) ▲백양사(순천방향/26.10.31) ▲화성(상·하/27년 하반기) ▲부안(상·하/27.03.09) ▲추풍령(27.03.31) ▲옥산(부산방향/27.06.30) ▲괴산(마산방향/27.12.31) 등 그룹의 주력 사업장이 총망라돼 있다.

물론 계약 기간이 끝난다고 해서 당장 운영권을 뺏기는 것은 아니다. 이미 계약 상한(최대 15년)을 꽉 채운 추풍령휴게소를 제외하면 이론적으로는 재계약 기회가 열려 있다.

현행 '고속국도 휴게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은 휴게소 위탁운영 기간을 최초 5년, 재계약 5년을 포함해 최대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0~2014년 낙찰 시설은 최대 15년까지다.

특히 2010년 이전 입찰 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상한 규정이 없어, 사실상 운영평가에서 '미흡(4·5등급)'만 받지 않는다면 관행적으로 재계약을 보장해 왔다. 대보그룹이 화성, 옥산 등 알짜 휴게소를 20년 넘게 독점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지난해 말부터 대통령실 주도로 도로공사 자회사를 신설해 민자 휴게소를 '공공 직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 강하게 추진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기존의 '관행적 연장'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실제 내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계약 상한 적용을 받지 않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화성휴게소조차 내년 하반기 만료 시점에 맞춰 연장 없이 회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도로공사 내부 방침이 전해지며 그룹 안팎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재계약 불발'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보그룹이 2000년부터 20년 넘게 운영하며 사실상 '사유지'처럼 여겨왔던 ▲옥산(부산) ▲오창(상) ▲황간(상·하)휴게소 등 '무상한 재계약' 사업장들마저 정부의 공공성 강화 기조 앞에서는 운영권을 내놓아야 할 처지에 몰린 셈이다.

"뺏길 곳에서 점수 따서 알짜 지킨다?"... 도공, '인센티브 돌려막기' 판 깔아주나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 계약상한 관련 평가제도 운영방안' 갈무리 [뉴스락]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 계약상한 관련 평가제도 운영방안' 갈무리 [뉴스락]

설상가상으로 도로공사가 최근 수립한 평가 제도가 대보그룹과 같은 기득권 업체의 '사업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스락> 이 확보한 공문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계약상한을 다채워 만료되는 시설이라도 운영평가에서 1·2등급(우수)을 받으면, 그 혜택(계약 연장권)을 해당 운영사가 보유한 '유사 매출 규모의 타 잔여 시설'로 옮길 수 있도록 허용했다.

표면적으로는 우수 운영사에 대한 보상책처럼 포장됐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알짜 휴게소 알박기'를 위한 합법적 통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보그룹 입장에서는 어차피 직영 전환이나 기간 만료로 반납해야 할 '시한부 휴게소'에 일시적으로 자금을 쏟아부어 높은 등급을 따낸 뒤, 여기서 획득한 연장권을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다른 알짜 휴게소에 적용해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른바 '인센티브 돌려막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휴게소 업계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도로공사 퇴직자들을 대거 영입해 '관피아'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보그룹과 공사의 유착 의혹은 국정감사 단골 소재였다"며 "이러한 인센티브 이관 제도는 사실상 대보그룹에게 알짜 사업장의 계약기간을 보장해 주겠다는 '우회적 수의계약'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이번 제도가 자금력과 다수의 사업장 풀을 보유한 대보그룹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금 인출기' 된 대보유통... 빚내서 계열사 막았다

화성(목포방향)휴게소 전경. 사진 대보유통 홈페이지 캡처 [뉴스락]
화성(목포방향)휴게소 전경. 사진 대보유통 홈페이지 캡처 [뉴스락]

대보그룹에게 이번 제도가 '꽃놀이패'가 아닌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운영평가에서 우수 시설 인센티브를 따내기 위해서는 노후 시설 개선과 서비스 확충에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정작 그룹의 '현금 창고'는 텅 비어버려 무용지물이 될 처지기 때문이다. 

그룹의 핵심 자금줄이자, 당장 휴게소 방어를 위해 투자의 주체가 돼야 할 대보유통의 곳간이 사실상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대보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자 알짜 회사인 대보유통은 지난 2024년 심각한 자금 유출을 겪었다. 본업인 휴게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투자보다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타 계열사들의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에 동원된 탓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보유통이 지난 2024년 특수관계자(계열사)에게 빌려준 자금은 약 691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432억 원) 대비 60%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보령물산(382억 원) ▲대보디앤에스(174억 원) ▲하이오아시스(103억 원) ▲대보건설(32억 원) 등 그룹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인 자금 수혈이 이뤄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보유통이 320억 원 규모의 사채까지 발행하며 '빚내서 빚을 막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2023년 88.4%였던 부채비율은 불과 1년 만에 120.7%로 치솟았다. 무엇보다 회사의 즉각적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1년 60억 원에서 2024년 말 기준 1억 6천만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매출 3800억 원대 기업의 통장 잔고가 사실상 '0원'에 수렴하게 된 셈이다. 당장 휴게소 방어전을 치르기 위한 '총알'이 없는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매출 1조 대보건설의 '배신'... 그룹 전체 삼키는 '퍼펙트 스톰'

대보유통이 제 살을 깎아가면서까지 자금을 빼내야 했던 근본적인 원인은 주력 계열사인 대보건설의 부진과 맞닿아 있다.

대보건설은 지난 202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지만, 내실은 곪아 터지기 직전이다.

2024년 말 기준 대보건설의 부채비율은 365.8%를 기록하며 위험 수위를 훌쩍 넘겼다. 상환우선주 소각 등으로 자본총계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470억원 가량 차입금이 급증한 것이 재무 건전성을 급격히 악화시켰다.

현금 사정은 더 심각하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357억 원) 대비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4,700만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 역시 39억 원에 불과하다.

결국 '대보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그룹의 자금줄인 '대보유통의 동반 부실'로 전이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보그룹이 맞닥뜨린 작금의 상황을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으로 진단한다.

과거에는 건설 경기가 어려워도 휴게소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정부의 '휴게소 직영 전환'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그룹의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보유통은 그동안 그룹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해왔지만, 690억 원이 넘는 계열사 대여금과 1억 원대로 쪼그라든 현금 잔고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며 "안으로는 자금난, 밖으로는 사업권 박탈 위기가 동시에 닥치면서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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