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찬물을 그대로 마시기보다 따뜻한 차를 찾는 횟수가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보리차는 집에서 가장 쉽게 준비되는 음료다. 하루 종일 마셔도 부담이 적고 식사 자리에도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다만 맛에 대한 평가는 늘 비슷하다. 특별히 나쁘진 않지만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집에서 끓인 보리차가 늘 같은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보리 상태보다 끓이는 과정에 있다.
팔팔 끓이는 순간 사라지는 보리 향
보리차를 만들 때 흔히 택하는 방식은 물이 끓자마자 티백이나 볶은 보리를 넣고 그대로 두는 방법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맛의 균형이 무너진다.
물이 완전히 끓은 상태에서는 보리의 고소한 향이 빠르게 날아간다. 대신 껍질에서 나오는 떫은 성분이 먼저 남는다. 맑고 부드러운 맛을 기대했지만 물맛이 거칠게 느껴지는 이유다. 오래 끓였다고 진해지는 차가 아닌 셈이다.
보리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는 우림 시간보다 온도에 가깝다. 보리는 높은 온도에서 오래 가열될수록 쓴맛이 도드라진다. 반대로 끓기 직전의 온도에서 짧게 우리면 볶은 곡물의 고소함이 비교적 또렷하게 남는다.
외식 공간에서 마시는 보리차가 유난히 부드럽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을 끝까지 끓이지 않고 온도를 조절해 향이 날아가는 구간을 피해낸다.
보리차 맛을 가르는 기준은 시간보다 온도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물 1리터를 끓이다가 거품이 올라오기 직전, 약 80~90도 선에서 불을 낮춘다. 이 상태에서 보리차 티백이나 볶은 보리를 넣고 3~5분 정도만 우린다.
우림이 끝나면 바로 건져내고 뚜껑을 덮어 잠시 둔다. 향이 가라앉으면서 맛이 정리된다. 끝까지 끓이는 과정은 생략해도 무방하다.
주전자 선택도 맛의 결에 차이를 만든다.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는 불필요한 냄새가 덜 배어 보리 향이 비교적 깔끔하게 남는다. 냉장 보관을 할 경우에는 충분히 식힌 뒤 넣는 편이 낫다.
다시 끓이면 맛이 탁해질 수 있어 그대로 마시는 쪽이 부담이 적다. 보리차는 물처럼 끓이는 음료가 아니라 차처럼 다뤄야 인상이 달라진다. 온도와 우림 순서만 바꿔도 집에서 마시는 보리차는 전혀 다른 결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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