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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피해자인 초등학생 A군은 2012년 3월 부천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A군은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3월 12일 교실에서 같은 반 여학생의 얼굴을 연필로 찌르고 옷 2벌에 색연필로 낙서를 했다.
이 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소집됐으나 부모는 학교 측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홈스쿨링을 하겠다”며 A군을 등교시키지 않았다.
이후 학교 측은 5월 30일과 6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A군의 주소지가 있는 부천의 주민센터에 “아이가 집에 있는지를 확인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주민센터 측은 학교, 교육청 어디에도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
결국 90일 넘게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A군은 장기 결석 아동으로 분류됐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수년간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계기는 2016년 초 전국적으로 진행된 장기 결석 아동 전수조사였다. A군이 다녔던 초등학교 교무부장은 4년 가까이 장기결석 상태인 A군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들이 횡설수설하며 말을 바꾸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교육 당국과 경찰의 확인 과정에서 A군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이 드러났고 경찰은 신고 이틀 뒤 인천의 한 주택에서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시신은 훼손된 채 베갯잇에 싸여 있었으며 얼굴에는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수사 결과 A군의 부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이삿짐”이라면서 아들의 시신이 담긴 가방을 맡겨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군의 아버지 B(34)씨와 어머니 C(34)씨를 긴급체포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목욕을 싫어하던 아들을 씻기려다 욕실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넘어져 의식을 잃었다”며 “이후 깨어났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한 달가량 방치하다 숨졌다”고 진술했다.
그는 시신을 훼손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지인 집으로 옮긴 사실은 인정했지만 “고의로 죽이지는 않았다”며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진술의 신빙성은 무너졌다. 부검 결과 A군의 머리에서 상처로 인한 변색(피하 출혈) 등 학대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B씨는 2012년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부천의 자택에서 A군을 지속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체중이 16㎏에 불과했던 A군은 반복적인 폭행과 방치, 기아와 탈진 상태에 놓였고 결국 2012년 11월 초 숨졌다. 그러나 부부는 경찰이나 의료기관에 신고하지 않았다.
부부는 아들이 숨지자 다음 날까지 시신 처리를 고민했고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대형마트를 돌며 시신 훼손에 사용할 도구를 구입했다. C씨는 집 안에 퍼진 시신 냄새를 없애기 위해 청국장을 사다 끓이기도 했다.
부부는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시신을 훼손한 뒤 일부분은 비닐봉지에 담아 쓰레기 수거함에 나눠 버리거나 변기 등을 이용해 버렸으며 나머지 일부는 냉동실에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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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2016년 1월 16일 B씨에 대해 폭행치사와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C씨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과 추가 수사를 거쳐 검찰은 ‘좋지 않은 건강 상태의 아들을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방치했다’고 판단해 두 사람 모두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이렇게 때리면 아이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A군이 오랜 기간 학대와 방치 속에서 방어조차 하지 못한 채 숨졌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아버지 B씨에게 징역 3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을, 어머니 C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후 대법원은 2017년 1월 B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C씨는 상고를 포기해 징역 20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 부부에게는 A군 외에도 딸이 있었다. 사건 이후 남은 딸에 대한 친권은 모두 박탈됐고 아이는 법원이 지정한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게 됐다.
이 사건은 장기 결석 아동 관리의 허점과 아동학대 대응 체계의 한계를 드러내며 사회에 큰 충격을 남겼다.
검찰은 이 사건 등을 계기로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피고인에게 최고 사형까지 구형하는 등 아동학대 범죄 처리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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