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나래와 그의 전 매니저들 사이의 갈등이 형사 고소와 맞고소로 비화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주고받았던 합의서 초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양측은 금전 지급의 성격부터 위약벌 규모에 이르기까지 단 하나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된 합의서 초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돈을 지급하는 이유, 즉 '명목'에 대한 해석 차이였다. 박나래가 설립한 1인 기획사 '앤파크' 측은 합의금 지급에 대해 법적인 의무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나래 측 변호인이 작성한 조항에는 퇴사자들에게 지급하는 금원이 법적 의무에 기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관계를 고려해 ‘선의’ 차원에서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이는 향후 법적 분쟁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전 매니저 측의 입장은 확연히 달랐다. 그들은 해당 금액이 박나래 측의 시혜적인 지원이 아니라, 당연히 받아야 할 미지급 임금과 성과급, 그리고 정산되지 않은 돈이라는 점을 합의서에 못 박기를 원했다.
'선의'와 '권리'라는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는 결국 합의 불발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박나래 측은 합의서에 전 매니저들의 귀책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려 했다.
특히 기획사 운영의 핵심인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매니저들이 제때 처리하지 않았음에도 허위로 보고했다는 점, 그리고 문제가 된 4대 보험 미가입 사태 역시 매니저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음을 인정하라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박나래가 1인 기획사 운영 과정에서 겪은 행정적 문제의 책임을 전적으로 매니저들에게 돌리는 조항이다.
무엇보다 대중을 놀라게 한 것은 위약벌 조항의 규모였다. 박나래 측은 비밀 유지 등 합의서 내용을 위반할 경우, 위약벌로 1인당 10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는 사실상 어떠한 폭로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이에 반해 전 매니저들은 위반 1회당 3천만 원의 위약금을 지급한다는, 통상적인 수준의 조항을 제시해 양측이 생각하는 사안의 경중과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짐작게 했다.
현재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해고 등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한 상태이며, 박나래 측 역시 이들을 공갈 미수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하며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합의서라는 마지막 안전장치마저 결렬된 상황에서, 10억 원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는 양측의 불신은 법정에서 더욱 치열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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