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美, 다시 '반도체 관세' 카드 꺼냈다…정부 긴급회의 "기민하게 대응" 여한구 본부장 귀국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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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美, 다시 '반도체 관세' 카드 꺼냈다…정부 긴급회의 "기민하게 대응" 여한구 본부장 귀국 연기

폴리뉴스 2026-01-15 17:56:13 신고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조치 및 법안에 서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조치 및 법안에 서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0'처럼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한 것이다. 

같은 날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내 제조를 유도하기 위해 반도체 및 그 파생 제품 수입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교역 대상국들과 협상 결과에 따라 특정 핵심광물에 대해 최소 수입가격을 설정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의 포고문에도 서명했다.

한국의 대미 3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관세가 곧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 정부도 미국 출장 중인 차관급 고위 당국자의 워싱턴 체류를 연장하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

트럼프, 반도체 관세 및 핵심광물 관련 포고문 서명 

對中수출용 엔비디아 AI칩에 25% 관세 적용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 'H200'처럼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포고문에 서명한 뒤 엔비디아의 H200를 가리켜 "그것은 최고 사양은 아니지만 아주 좋은 수준의 칩이다. 중국은 그것을 원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원한다"며 "우리는 그 칩 판매액의 25%를 벌게 될 것이다. 아주 훌륭한 거래"라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포고문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미 상무부가 지난해 12월 22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상무장관은 보고서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 그리고 관련 파생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칠 위험이 있는 규모와 조건으로 수입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수입된 특정 반도체가 미국의 기술 공급망 구축이나 반도체 파생 상품의 국내 제조 역량 강화에 기여하지 않을 경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포고문에 명시했다.

백악관은 25% 관세 부과 대상에 엔비디아의 H200과 AMD의 MI325X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한, 백악관은 팩트시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내 제조를 유도하기 위해 반도체 및 그 파생 제품 수입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핵심 광물 수입이 미국 안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교역 대상국들과 협상을 개시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의 포고문에도 서명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특정 핵심 광물에 대해 최소 수입 가격을 설정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포고문에 명시됐다.

김정관 산업장관, 긴급회의 개최…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논의...여한구 통상본부장, 귀국 연기 미 현지 대응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5일 '반도체 관세'와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향을 점검했다. 사진은 지난 9일 김정관 장관이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5일 '반도체 관세'와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향을 점검했다. 사진은 지난 9일 김정관 장관이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미국 정부가 반도체 및 핵심광물 관련 포고문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 정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국내 업계 영향 점검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산업통상부는 15일 오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통상차관보 등 소관 실·국장 및 주미 대사관 상무관(유선) 등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미국 조치 주요 내용 및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반도체 및 핵심광물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개시 이후 우리 측 의견서 제출 등 대응 활동을 살펴봤다.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총력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박정성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제프리 케슬러 미 상무부 차관과 유선 통화를 통해 반도체 및 핵심광물 232조 발표 관련 우리 입장을 전달하고, 구체적인 사항을 파악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업부는 반도체, 핵심광물 관련 업계와 각각 간담회를 개최해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발표된 232조 조치를 포함,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상호관세 조치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판결에도 시나리오별로 상시적 대비태세를 유지하겠다"며 "향후 대미 통상 현안에 대해 더욱 철저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산업부 김성열 산업성장실장은 이날 오후 4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 관세' 부과 무역확장법 232조 포고문을 발표와 관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업계와 만나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을 논의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미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러셀 바우트(Russel Vought) 백악관 관리예산실(OMB) 국장과 면담을 갖고, '쿠팡' 사태와 관련해 우리의 국내 디지털 입법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미국측이 제기하는 우려 등을 청취하였다. 여 본부장은 15일 예상치 못한 '반도체 관세' 발표로 귀국을 미루고 미국에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미국 의회·업계·정부 관계자들과 '쿠팡사태' 등 디지털 통상 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귀국 일정을 연기하고 현지에서 반도체 관세 관련 포고령에 대응한다. 

여 본부장은 14일 워싱턴DC의 유니온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관세 관련 포고문이 한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게 있는가'라는 물음에 "새롭게 반도체와 핵심광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발표됐는데 하루 더 (워싱턴에) 묵으면서 좀 진상 파악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면밀하게 (관련 포고문 및 행정명령을) 지켜보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금 뭐라고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다"며 "그걸 (산업부) 본부와 업계가 협업하면서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래서 미국 현지에서 추가로 파악하고 (미국측 인사들을) 만나야 할 부분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하루 정도 더 있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 긴장…믿을 구석은 최혜국대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이번 조치가 글로벌 반도체 가격 부담으로 전가되거나, 향후 관세 범위와 폭이 확대될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일차적으로 미국과 기술패권 경쟁 중인 중국을 겨냥한 성격이 큰 만큼, 국내 업계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생산해 엔비디아나 AMD에 납품한 메모리가 AI 칩으로 만들어진 뒤 중국으로 수출될지 미국에서 사용될지 공급사 입장에서 판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이 이미 자국 반도체 역량 강화라는 정책 목표 하에 H200 수입 시에도 이들에 대한 제한적 사용 방침을 세운 만큼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판매에 어려움을 겪다가 이번에 H200 판매가 허용됐다고 해서 당장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중국은 AI 칩 시장에서는 아웃사이더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5% 반도체 관세가 공식화한 만큼 향후 가격 부담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메모리 납품 계약과 공급이 끝난 상황에서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조정이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고객사에서 메모리 제조사에 관세 부담을 분담하라는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미 양국이 지난해 11월 관세 세부 협상 결과 한국 반도체 업체에 대해 대만, 일본, 유럽연합(EU) 등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이번 조치로 중국 기업 대상 AI 칩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고, 중국 기업이 낸 돈을 미국 정부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가 H200 구매를 일단 금지한 데다 중국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칩을 만들고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美대법, '트럼프 관세' 위법여부 미국시간 14일에도 선고 안해

한편, 미국 연방 대법원은 14일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부과한 이른바 '상호관세'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놓지 않았다.

대법원은 애초 지난 9일에 선고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당일 관세 판결을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른 1건의 판결이 나왔고, 이날도 선고가 예정됐으나 관세와는 무관한 다른 판결들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누적된 미국의 엄청난 무역 적자가 비상사태이고 이에 따라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서 각국에 상호관세를 적용했다.

이에 1, 2심 재판부는 IEEPA를 상호관세 부과의 근거로 삼은 것이 위법이라고 판결했으며,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고에 따라 이를 심리해왔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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