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3국서 일본 최강 이치리키 료에 216수 만에 불계승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신민준(26) 9단이 '28년 만의 한일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LG배 정상에 복귀했다.
신민준은 15일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소강당에서 열린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최종 3국에서 일본의 이치리키 료(28) 9단에게 218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1국을 패한 뒤 2, 3국을 내리 승리한 신민준은 종합 전적 2승 1패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신민준이 메이저 세계기전에서 우승한 것은 2021년 제25회 LG배 이후 5년 만이다.
세계대회에서는 2024년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를 포함해 세 번째 우승이다.
우승이 결정된 최종 3국은 두 기사가 중반까지 안전 행마를 펼치며 신중하게 진행됐다.
중반까지 팽팽하던 승부는 우상귀에서 균열이 일기 시작하며 요동쳤다.
우상귀 수 싸움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한 이치리키는 오랜 장고 끝에 신민준이 둔 수를 받지 않고 손길을 돌려 중앙 백 대마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신민준은 이치리키가 손을 뺀 우상귀 집을 크게 확보해 앞서기 시작했다.
단숨에 불리해진 이치리키는 백 대마 공격에 승부를 걸었지만 이미 수읽기를 마친 신민준은 가볍게 타개하며 확실하게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신민준은 좌상귀 흑집에서도 수를 내는 데 성공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치리키는 몇수 더 두다가 결국 돌을 던졌다.
신민준의 승리로 한국은 2024년 신진서 9단, 2025년 변상일 9단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제2회 대회 이후 28년 만에 성사된 LG배 '한일 결승전'에서도 승리하는 기쁨을 안았다.
한국의 LG배 통산 우승 횟수는 15회로 늘었다.
일본기원은 2회 대회 때 왕리청 9단, 9회 때 장쉬 9단 이후 세 번째 우승을 노렸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특히 응씨배와 자국 대회 등 7관왕인 이치리키는 순수 일본인 기사로 LG배 첫 우승에 도전했으나 뼈아픈 역전패에 돌아섰다.
대국 후 신민준 9단은 "1국에서 대역전패를 당하고 이번에 우승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힘든 대국을 이겨내며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며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서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운이 많이 따른 것 같고, 응원해주신 바둑 팬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2026년 시작을 좋게 했으니 올해는 다른 세계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다.
한편 전직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이 검토실을 찾아 신민준 9단을 응원했다.
신민준은 유망주 시절 약 5개월간 이세돌과 숙식을 함께하며 바둑을 배웠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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