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시신을 안고 한 시간 반을 걸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마리암(가명)은 지난 8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시위에 남편 레자(가명)와 함께 참여했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맞고 숨졌다.
레자는 마리암의 시신을 안고 집을 향해 한시간 반 동안 걷다가 지쳐 골목길에 주저 앉았다. 그는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아내의 시신을 수습했다.
레자는 가족들에게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두 팔로 감싸 안고 있었지만 "갑자기 팔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고 내 손에는 아내의 상의만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마리암은 시위에 참여하기 전 7살과 14살 된 자녀들에게 이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하면서 "때로는 부모들이 시위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리암은 집으로 돌아왔어야 했지만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돌아오지 못한 수천명의 시위 참가자 중 한명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란 당국은 사망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어린이 12명을 포함해 최소 2400명의 시위대가 피살됐다고 주장한다.
이란 시위는 지난해 12월 테헤란에서 리알화 가치 하락해 항의하는 시위로 시작됐고 곧 전국으로 확산됐다. 당초 경제난과 생활고에 대한 항의를 넘어 이란 신정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시위가 확산됐고 보안군은 폭력적인 진압에 나섰다.
이란 당국의 진압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통치 종식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이란 전역에 쏟아진 8~9일 가장 강경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BBC는 이란 내부에서 증언 수십건을 확보했다면서 목격자들은 잠재적 불이익에도 전 세계가 시위대를 향한 폭력을 알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BBC에 "우리 동네에서 피 냄새가 진동한다. 그들은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보안군이 주로 머리와 얼굴을 조준 사격했다"고 했다. 이란을 탈출한 한 여성은 "지난주 상황은 전쟁과 같았다"며 "아직 이란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고 했다.
희생된 시위대 상당수는 청년들로 알려졌다. 18세 대학생인 소레나 골군은 9일 마잔다란주 토네카본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했다가 보안군의 매복을 피해 도망치던 중 심장에 총을 맞고 숨졌다고 한다.
23세인 대학생 로비나 아미니안은 8일 테헤란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그의 부모는 서부 케르만샤에 있는 본가까지 6시간을 달려 시신을 수습해왔지만 도착하자마자 다른 가족이나 친구의 입회 없이 도시 외곽 외딴 묘지에 시신을 매장하라는 보안군의 강요를 받아야 했다.
사망자가 모두 시위대가 아니라고도 BBC는 전했다. 케르만샤에 거주하는 24세 간호사 나비드 살레히는 8일 퇴근길에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란 시위대 시신 상당수는 테헤란에 위치한 카흐리자크 법의학센터로 보내졌다. 사하나드(가명)는 10일에만 2000구 이상의 시신이 법의학센터 바닥에 놓여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이란 당국의 인터넷 차단을 우회하고자 국경 지역까지 1000㎞를 이동했다고 한다.
한편, BBC는 사망자 수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다만 카흐리자크에서 입수한 영상 2건에서 각각 최소 186구와 178구의 시신을 확인했고 두 영상에 동일한 시신이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 단정할 수 없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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