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는 소통, JB는 사임…금융당국 지배구조 칼날 속 관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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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는 소통, JB는 사임…금융당국 지배구조 칼날 속 관치 그림자

르데스크 2026-01-15 17:03: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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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주요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손질에 본격 착수하면서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8대 금융지주를 상대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이어 조만간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제도 개선 논의까지 예고하면서 '관치금융'이 한층 노골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회장 연임과 이사회 구성, 임원 인사 전반이 당국의 시선 아래 놓이게 되면서 의사결정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금감원은 최근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등 8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점검 기간은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다. 형식적으로 마련된 지배구조 모범 관행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2023년 마련된 지배구조 모범 관행이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이번 점검은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관행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감원은 CEO의 셀프 연임 관행,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의 거수기화, 사외이사의 실질적 견제 기능 약화 등을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제시했다. 개정 상법 취지에 맞게 사외이사가 주주의 이익을 객관적으로 대변하도록 지배구조를 손질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특히 금감원이 개별 금융지주의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BNK금융의 경우 차기 회장 후보 접수 기간에 추석 연휴가 포함돼 실질적인 영업일이 5일에 불과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하나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군 선정 직전 재임 가능 연령을 완화한 점이,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평가를 설문 방식으로만 진행하고 전원에게 우수 등급을 부여한 점이 도마에 올랐다. 신한은행의 이사회 역량 진단표 해석 방식 역시 이사회 다양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 금감원은 CEO의 셀프 연임 관행,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의 거수기화, 사외이사의 실질적 견제 기능 약화 등을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제시했다.. 사진은 이찬진 금감원장. [사진=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16일 출범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TF에서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TF에서는 CEO 선임 절차, 이사회 독립성 강화, 성과보수 체계 개선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자율적인 모범 관행을 넘어 법·제도 개편으로까지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의 시선을 의식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15일 주주간담회를 열고 주요 주주들의 지배구조 개선 제안을 논의했다. 사외이사 공개 추천 제도 도입,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추천 이사로 구성하는 방안,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사외이사 전원 구성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BNK금융은 이 같은 논의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사외이사 후보 공개 추천을 통해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당국의 TF 논의 결과도 최우선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JB금융지주에서는 인사 변화가 감지됐다. 올해 초 부회장으로 선임된 백종일 전 전북은행장이 취임 9일 만에 돌연 사임하고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지배구조 특별 점검과 '이너서클' 발언 이후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JB금융은 부회장 후임을 두지 않기로 했다. 한때 없앴던 부회장 제도를 다시 폐지하는 셈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내 직위 신설과 임원 배치마저 당국의 잣대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강경 기조를 두고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금융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그러나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와 의사결정 구조에까지 깊숙이 개입할 경우 경영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올해 3월 예정된 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일부 회장의 연임안이 상정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점검 시점과 강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 추천과 선임, CEO 승계 절차와 관련한 제도적 장치는 이미 상당 부분 마련돼 있다"며 "당국의 문제의식은 이해하지만 감독과 개입의 경계가 흐려질 경우 관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명분 아래 금융지주 전반이 눈치보기에 들어간 모습"이라며 "결국 경영 판단의 책임은 회사가 지는데 결정 과정만 과도하게 압박받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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