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을 두고 장동혁 대표에게 "재고"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윤리위 판단을 그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압박이 공개적으로 쏟아지고 있고, 장 대표가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안이 줄을 이어 나왔다.
15일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윤리위의 한 전 대표 '제명' 징계 결정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언론의 취재를 허용하지 않는 비공개 식순에서 10여 명의 의원들이 발언대에 나와 윤리위 결정 재고를 촉구했다고 한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서며 친윤계 핵심으로 거듭난 윤상현 의원(5선)은 의총 중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당원게시판 사태는 법률문제로 치환될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한 전 대표는 정치적 소명이 부족했고, 윤리위 처분은 과했다. 우리가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제명과 단죄로 몰아가는 건 정치도 리더십도 아니다. 책임을 묻되 정치적으로 수습하고, 상처를 봉합하고, 당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권영진 의원(재선)은 "장 대표는 '윤리위나 당무감사위원회는 나하고 관계없다. 독립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하지 말고, 결과적으로 국민은 장 대표가 다 하고 있다고 보니 이제 국민의 생각을 담는 걸 해야 한다"며 "제명은 철회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개 발언을 했다고 했다. 앞서 '대안과 미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장 대표를 찾아가 면담하며 '한 전 대표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고를 거듭 요청했다.
김종양 의원(초선)도 "지금까지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사람을 제명한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고, 친한동훈계 정성국(초선) 의원은 "계파를 떠나서 대부분이 다 '이 결정은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 초재선 의원뿐만 아니라 중진들까지 한목소리로 한 전 대표 징계로 치달은 당내 갈등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지도부 안에서도 윤리위 결정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장 대표가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한 전 대표가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겠다"며 당헌·당규상 명시된 재심 청구 기간(최장 10일)을 기다리겠다고 했으나, 최종적으로 '징계'라는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재심 절차를 기다리겠다는 건 어디까지나 '윤리위의 절차적 결함'을 방어하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사안이 정치적으로 풀리길 바랐다. 국민의 눈에는 이 사태가 법률이나 당규의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며 "한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결정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적었다. 양 최고위원은 "윤리위는 장 대표가 선언한 '이기는 변화'의 방향을 거스를까 우려된다"고 했다.
한 전 대표와 가까운 우재준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윤리위 결정에서 (한 전 대표) 소명 절차를 주지 않은 것이고, 이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재심은) 나중에 가처분 절차가 있을 때를 대비해 '절차적 문제 때문에 패소할 가능성'을 대비한 절차"라며 "(지도부 안에서도) 다들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은 정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우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에게) 징계까지 뒤집어씌어야 되는지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 대표와 가까운 지도부 인사들은 윤리위 결정을 두둔하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 윤리위의 고견 어린 판단을 존중한다"고 적었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데는 한 전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지명한 조광한 신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이기적인 개인의 정치적 탐욕 때문에 전체를 희생시키는 착취적 정치 행태를, 이제는 대다수 우리 당 구성원을 위해서라도 아프지만 정리해야 된다"며 사실상 한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 또한 당원 게시판 논란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한 전 대표는 당무감사 조작 가능성을 강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강 대 강 양상에서 당내에서는 한 전 대표의 재심 신청 가능성을 낮게 점친다.
전날 한 전 대표가 직접 "윤리위에 재심을 신청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저는 모르겠다"며 "신청할 생각 없다"고 밝힌 만큼, 사실상 오는 26일 최고위에서 한 전 대표 징계 처분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 전 대표가 재심 청구를 한다면 30일 이내에 윤리위를 열어 의결해야 하는데, 이 경우 징계 국면이 다시 장기화하며 지방선거에 추가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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