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4년 만에 완전체로 월드투어에 나서며 오는 6월 부산 공연을 예고하자 지역 숙박 요금이 급등하고 있다. 일부 호텔 객실은 평소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하거나 한 특급호텔은 공연 당일에는 3박 이상을 필수 예약 조건으로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도 싱가포르, 일본, 유럽 등처럼 대형 콘서트 기간 가격 관리에 나서는 등의 사전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군 복무로 인해 완전체 활동에 공백기가 생겼던 BTS가 새해부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새해가 밝자마자 SNS 사진과 게시물들을 새롭게 단장하며 팬들과의 만남을 암시하는 게시물을 잇달아 공개했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오는 3월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 앨범 발매를 공식 발표했다. 또 4월부터는 월드투어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 고양을 시작으로 부산,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를 아우르게 될 예정이다.
아직 부산 공연의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연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6월 12~13일 숙박 요금이 빠르게 상승했다. 숙박 예약 플랫폼 부킹닷컴에 따르면 해운대구의 한 특급호텔은 공연 기간 최소 3박 이상 숙박 조건을 걸었으며, 달맞이길에 위치한 한 숙소의 로열 스위트룸은 216만5940원에 판매됐다. 이는 직전 주 같은 객실 가격(65만3411원)보다 약 3배 이상 비싼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BTS 멤버 진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을 당시에도 인근 호텔들이 객실 요금을 최대 100만원까지 인상하거나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소비자 불만이 이어졌다. 2022년 부산에서 열린 BTS 무료 콘서트 당시에도 일부 숙박업소가 예약을 취소한 뒤 요금을 10배 이상 인상해 논란이 됐고, 부산시는 단속과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유사한 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팬들은 공연을 보려는 팬심을 이용한 노골적인 폭리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직장인 김민주 씨(26·여)는 "BTS는 공연 티켓을 구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데 숙박비까지 부담하는 경우가 있어 이중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숙박업소의 과도한 폭리는 팬심을 이용한 폭리인 것 같다"며 "공연 당일에 해외에서 해당 지역을 여행 온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숙박 비용을 확인해 보면 다시는 한국에 오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계속해서 바가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책이 나오고 있는데 숙박과 관련된 측면에서는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대형 콘서트 기간 숙박요금 급등 현상은 쉽게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 투어 기간 호텔·에어비앤비 가격이 평소보다 3~5배 오르며 'Swiftflation(스위프트 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유럽 일부 국가와 일본은 지자체나 업계 차원의 요금 가이드라인을 통해 과도한 인상을 자제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같은 대형 이벤트 기간에 숙박업계에 '요금 인상 자제' 행정 권고를 내리면서 숙박비를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유지한다. 또한 소비자단체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과도한 요금 인상 숙소 명단을 공개하는 사례도 있다. 일본 역시 가격 관리에 비교적 엄격한 편이다.
트와이스, BTS, 블랙핑크 등이 주로 공연을 개최하는 도쿄돔이나 매년 나고야 서킷에서 열리는 F1과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 기간에도 인근 숙박시설의 가격은 크게 치솟지 않는다. 경기장 주변 숙박요금이 일시적으로 오르긴 하지만 호텔 체인 본사가 요금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어 상승폭이 제한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관광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업계와 사전 협의를 진행하는 점도 가격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
싱가포르와 태국 등 관광 경쟁이 치열한 동남아 국가들도 비슷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블랙핑크나 트와이스 등 인기 K팝 가수들의 콘서트와 글로벌 스타 공연을 적극 유치하면서도 숙박요금 폭등이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관광청이 업계와 협력해 가격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공연이 지역경제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숙박요금 폭등이 반복될 경우 도시 이미지와 관광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영국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BTS와 같은 가수들이 진행하는 대형 공연은 지역경제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반복된 숙박요금 폭등은 도시 이미지와 관광 신뢰도를 해칠 수 있다"며 "불꽃축제를 비롯해 매번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만큼 플랫폼 중심의 가격 구조를 점검하고 사전 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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