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성장 시대, 유통 생존법] 가성비로 버티고, 해외로 돌파…유통업계 '이중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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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성장 시대, 유통 생존법] 가성비로 버티고, 해외로 돌파…유통업계 '이중 생존 전략'

아주경제 2026-01-15 16:19: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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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왕십리점에 있는 와우샵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이마트 왕십리점에 있는 '와우샵'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고물가·고환율 영향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 생존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성비 라인업을 강화하는가 하면 국내 시장 한계를 넘기 위해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5일 "고물가·고환율 여파로 업계 전반에 걸쳐 원가 부담이 커졌다"면서도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된 마당에 가격을 올리면 수요 감소로 직결돼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유통업계가 최근 저가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도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지난달 문을 연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이 대표적이다. 와우샵은 ‘와우할 만한 가격을 제안한다’는 의미를 담아 기획된 인숍 형태 매장으로 모든 상품을 1000원 단위 균일가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초저가 구성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100% 해외 직소싱 매입 방식을 꼽는다. 바이어들이 직접 해외 제조사를 찾아 수만 개 상품을 검토하고 중간 유통 단계를 줄여 원가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PB(자체브랜드) 역시 가성비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CU는 초저가 자체브랜드 ‘득템’ 시리즈를 통해 저가 간편식과 생활용품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1년 첫선을 보인 득템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최근 1억개를 돌파했다. GS25는 도시락을 중심으로 한 ‘갓성비’ 프로모션을 앞세워 가격 부담을 낮췄다. 고정 고객층 이탈을 막는 동시에 저가 상품군을 전면에 내세워 고물가 국면에서 소비자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를 통해 뷰티 부문에서 초저가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9월 3900원부터 시작하는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인 이후 저가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했고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 관련 거래액은 상반기 대비 2.7배 이상 증가했다. 무신사는 최근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추가 신제품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내수 방어와 함께 해외시장 공략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국내 유통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기업들은 해외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 원가에는 부담이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해외 전략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여기에 K-콘텐츠 확산으로 해외에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긍정적 환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편의점과 플랫폼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CU의 해외 점포 수는 762개, GS25는 690개로 집계됐다. CU는 지난해 11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첫 미국 매장인 ‘CU 다운타운점’을 열며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섰다. 무신사 역시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와 ‘무신사 스토어’ 편집숍을 잇달아 열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 국면에서는 소비자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어 가성비나 기획 상품이 아니면 구매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PB 확대와 할인 전략은 유통업계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무신사나 편의점처럼 국내에서 이미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은 플랫폼과 상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해외로 확장하는 것도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한 자연스러운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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