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올해 기술 산업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으로의 전환이 주목된다. 한국 역시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피지컬 AI 연구개발(R&D) 예산을 150억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과기·ICT 연구개발 예산은 8조 1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4% 증액됐는데 피지컬 AI를 포함한 AI 핵심 기술 확보에만 향후 5년간 6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술 주도권 선점을 목표로 인간 수준의 행동 자율성을 갖춘 휴머노이드 기술개발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이 사업은 AI,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휴머노이드 핵심 요소기술을 패키지형으로 통합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착수하며 국내 AI 모델 경쟁력을 끌어올린 정부가 피지컬 AI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 육성에 나서는 것이다.
◆ 피지컬 AI...개념에서 실증으로
피지컬 AI는 작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궁극의 AI"라고 거론하면서 제시된 개념이다.
그로부터 1년 후인 올해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엔비디아, 퀼컴, 인텔 등 빅테크들이 메르세데스 벤츠(자율주행), 폭스바겐 그룹(차량용 공급), 오버소닉(휴머노이드 칩 공급)과 협력을 확대하며 물리적 AI가 산업 현장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축구장 400개가 합쳐진 크기의 CES 전시장에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피지컬 AI 경쟁력을 뽐낸 가운데 한국은 현대차그룹의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LG전자의 집안일 보조 로봇 '클로이드'가 최초 공개됐다. 아틀라스는 자연스러운 보행 능력으로 CES에서 최고 로봇상을 받으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도 CES 현장을 방문해 엔비디아, 오픈AI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며 국내 피지컬 AI 기술의 수출을 위해 힘썼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핵심 과제로 피지컬 AI를 확정하며 산업의 진흥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민관 협력이 맞물려 한국의 피지컬 AI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관련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로봇 산업은 수익성에 대한 확답을 기대하기 어려워 거액이 들어가는 초기 투자를 집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피지컬 AI 관련 예산 확충을 대단히 환영하며 전반적인 산업의 규모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과기정통부, '피지컬 AI' 의지 분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피지컬 AI 육성 의지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산하 기관 업무보고에서 드러났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4대 중점 투자 분야 가운데 하나로 인공지능(AI)을 선정하고 피지컬 AI 선도기술 개발에 150억원을 투입하기로 확정했다. 로봇용 AI 모델 개발에 정부 예산이 본격 투입되는 첫 단계다.
과기정통부 산하 출연연을 포함한 55개 기관 역시 ‘AI 선도’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피지컬 AI를 중점 분야로 꼽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독자 AI 모델과 피지컬 AI 육성을 핵심 추진 과제로 내세웠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산학연 협력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개방형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오상록 KIST 원장은 “올해 가장 중요한 AI 분야는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라며 “피지컬 AI 사업단을 신설하고 국가 특임연구원 채용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대경권 전략산업인 피지컬 AI·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기업과의 협력 연구를 추진한다.
정부 차원의 연구 인프라도 속도를 낸다. 오는 6월 ‘국가과학AI연구소’가 개소해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연구를 본격화하고 9월에는 ‘글로벌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출범이 예정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R&D 예산이 확대된 만큼 연구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관리·지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연구 현장의 자율성과 책임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병행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CES에서 나타난 글로벌 흐름과 중국 현장에서 확인한 변화는 대한민국이 피지컬AI를 차세대 국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연구, 실증, 산업화, 제도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전략을 더 빠르고 과감하게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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