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격헬기 추가 생산···韓, ‘드론 vs 아파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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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격헬기 추가 생산···韓, ‘드론 vs 아파치’ 갈림길

이뉴스투데이 2026-01-15 15:12: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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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 공격헬기의 가장 최신 사양인 AH-64E V6. [사진=보잉]
아파치 공격헬기의 가장 최신 사양인 AH-64E V6. [사진=보잉]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최근 분쟁에서 드론 활용이 폭증하면서 공격헬기가 전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이른바 ‘공격헬기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육군은 AH-64E 공격헬기에 대한 실사격 시험과 대규모 신규 주문을 통해, 드론 시대에도 공격헬기를 핵심 전력으로 유지·재편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 육군이 지난해 11월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AH-64E 아파치 V6 사양이 대(對)무인기(C-UAS) 실사격 시연에서 높은 요격 성과를 거뒀다. ‘플라이스워터 작전(Operation Flyswatter)’으로 명명된 이날 시험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뉴리버 해병항공기지에서 여러 상황을 가정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 육군, 아파치로 드론 격추 시험

미 육군에 따르면 아파치는 총 14개 교전 시나리오 가운데 13회 요격에 성공했다. 시험은 소형과 중형 무인기를 가정한 표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저고도로 접근하는 표적과 공중에서 기동 중인 표적을 모두 포함해, 실제 전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을 재현했다. 미 육군은 이번 실사격을 통해 공격헬기가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사격에서는 상황과 거리별로 서로 다른 무기가 사용됐다. 레이더와 레이저로 유도되는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과 JAGM(합동공대지미사일), 70㎜ 유도로켓인 APKWS, 30㎜ 기관포가 단계적으로 투입됐다. 미 육군은 고가의 미사일만 쓰는 방식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APKWS를 함께 운용함으로써 무인기 위협 수준에 맞춰 탄약을 선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한 플랫폼이 레이저로 표적을 비추고, 다른 플랫폼이 그 레이저를 추적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버디-레이즈(buddy-lase)’ 전술도 적용됐다.

미 육군은 이번 시험의 핵심으로 AH-64E V6의 ‘네트워크형 센서-슈터(sensor-shooter)’ 능력’을 꼽았다. 즉 아파치가 롱보우 레이더와 전자광학·적외선 센서를 사용해 표적을 찾아내고 추적한 뒤 공격한다. 여기에 링크-16 통신망을 활용해 다른 항공기나 지상장비가 탐지한 표적 정보를 서로 공유했다고 미 육군은 설명했다.

미 육군은 이번 대드론 운용 결과를 앞으로 교리와 훈련에 반영할 계획이다. AH-64 조종사 훈련 매뉴얼과 사격 기준, 필수 임무 항목에 무인기 대응 내용을 새로 넣어 정규 교육 과정에서 다루겠다는 것이다. 미 육군은 이를 통해 공격헬기의 대드론 임무를 한 번의 시험에 그치지 않고, 평소에도 수행하는 기본 임무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폴란드·이집트 등 아파치 추가 생산 추세

미 육군은 대드론 실사격 결과를 공개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25일, 대규모 아파치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미 국방부 계약 공지에 따르면 계약 규모는 약 46억85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6조8000억원에 달한다. 미 육군은 이번 계약을 통해 보잉에 신형 AH-64E 아파치 생산을 맡겼다. 계약에는 기체 생산뿐 아니라 롱보우 승무원 훈련 장비와 예비품, 각종 부속품 공급도 포함됐다. 사업은 2032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폴란드와 이집트, 쿠웨이트 등 동맹국에 공급할 아파치 물량에 대한 대외군사판매(FMS) 비용도 함께 반영됐다.

이는 미 육군의 FARA(미래 공격정찰헬기) 프로그램 취소와 FLRAA(미래 장거리강습헬기) 일정 지연 등과 맞물려, 현존 플랫폼을 성능 개선을 통해 더 오래 끌고 가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도 해석된다.

아파치의 최신형은 단순히 기체만 바꾼 것이 아니다. 임무 컴퓨터 구조를 더 유연하게 만들고, 다른 전력과 더 잘 연결되도록 통신·네트워크 능력을 키운 것이 핵심이다. 링크-16, MUMT-X 같은 장비 덕분에 아파치는 다른 항공기·무인기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공중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군은 앞으로 AH-64E를 중심에 두고, 무인기·F-35·통합방공미사일방어(IAMD)를 하나로 묶는 다층 정찰·타격 체계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런 운용 개념은 “헬기는 곧 드론에 밀려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미군의 실전·훈련 결과를 보면, 드론과 헬기는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역할을 나눠 맡는 보완 관계에 가깝다. 드론은 오래 떠 있으면서 정찰하거나, 손실을 감수하는 소모성 임무에 유리하다. 반면 헬기는 여러 종류의 무장을 싣고 빠르게 움직이면서, 네트워크로 받은 표적 정보를 기반으로 정밀타격·전방 방어·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데 강점이 있다.

저렴한 유도로켓인 APKWS의 등장은 헬기 운용비에도 영향을 줬다. 헬파이어 미사일은 한 발 가격이 20만달러를 훌쩍 넘지만, APKWS는 대략 3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군집 드론처럼 여러 표적을 상대할 때 훨씬 경제적이다. 아파치는 이런 고가·저가 무장을 상황에 맞게 골라 쓸 수 있어, 드론만 쓸 때보다 비용과 효과의 균형을 더 유연하게 맞출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보면, 헬기는 여전히 드론 요격, 근접항공지원, 기지방호 임무에 자주 투입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치가 이란산 샤헤드(Shahed) 자폭 드론을 격추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헬기는 단순히 지상 목표를 때리는 공격 수단을 넘어, 아군 기지와 부대를 지켜주는 방어 자산 역할도 겸하고 있다.

결국 미군의 최근 선택은, 드론 위협이 커질수록 아파치 같은 플랫폼의 가치가 오히려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격헬기는 이제 “화력을 때려 넣는 기체”에 머물지 않는다. 유·무인 전력을 서로 연결해 주고, 상황에 따라 여러 층으로 대응을 쌓아 올리는 ‘다층 타격 시스템’의 공중 허브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드론 vs 아파치’ 갈림길

한편 한국에서는 아파치 추가 도입 사업이 멈춰 서면서, 공격헬기가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육군은 원래 2030년대까지 노후 코브라 헬기를 바꾸기 위해 AH-64E 36대를 더 들여오는 2차 사업을 계획했지만, 예산이 대폭 깎이면서 사실상 보류된 상태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육군이 안고 있는 고민은 ‘아파치를 더 살까, 말까’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의 전장에서 헬기와 드론을 어떤 비율로, 어떤 개념으로 조합해 운용할지에 더 가깝다. 이미 우리군은 AH-64E 36대를 운용 중이고, 각종 무인기, 지대지·지대함 미사일 전력을 계속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전력은 미 육군처럼 하나의 통합된 센서·타격 네트워크로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 지상·공중 센서, 드론, 아파치, 장거리 포병을 한 킬체인·킬웹 안에 설계하고, 여기에 맞춰 예산·전력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지 않으면 개별 전력을 조금씩 늘리는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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