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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 솔루엠을 둘러싼 주주행동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소수주주가 1천200억 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두고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서, 솔루엠의 자본정책과 지배구조가 법정의 판단대에 올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외 1인은 솔루엠이 지난해 7월 발행한 RCPS 700만 주에 대해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개인 주주도 같은 취지의 소송을 낸 바 있어, 이번 사안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본격적인 법적 공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문제가 된 RCPS는 솔루엠이 지난해 6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을 결정한 물량이다. 발행가는 주당 1만7108원,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 및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었다. 회사 측은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자금 조달이라는 입장이지만, 주주들은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소액주주와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RCPS 발행이 단순한 성장 자금 조달이 아니라, 대표이사의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단이었다고 주장한다. RCPS 특성상 의결권 구조와 전환 조건에 따라 기존 주주의 영향력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발행의 필요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 관계자는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역시 넓은 의미에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며 “그런 점에서 솔루엠의 1천200억 원 규모 RCPS 발행은 경영권 분쟁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무리를 한 결정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기준 솔루엠 지분 8.04%를 보유하고 있고,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중심으로 결집한 일반주주 연대 역시 약 8.57%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을 합치면 16%를 웃도는 지분이 행동주의 전선에 서 있는 셈으로, 회사 입장에서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준이다.
솔루엠을 둘러싼 주주행동의 공통분모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단기 환원책보다, 자본을 언제·어디에·어떤 논리로 쓰느냐는 문제다. 잉여현금과 외부 조달 자금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하는지, 그 과정에서 이사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누적돼 왔다.
이번 RCPS 소송은 그 연장선에 있다. 회사는 성장 투자와 재무 유연성 확보를 내세웠지만, 주주들은 “그 판단이 기존 주주의 이익과 어떻게 정렬되는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법원이 판단하게 될 쟁점도 발행 목적의 타당성, 제3자 배정의 필요성, 그리고 경영권 방어 의도의 존재 여부다.
솔루엠 RCPS 소송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행동주의가 어디까지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배당 확대 요구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자본조달 방식과 지배구조 의사결정 자체가 소송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솔루엠 사례는 기업이 ‘성장을 위해 필요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라며 “자본 조달의 명분과 절차, 주주와의 사전 소통이 부족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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