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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고법 형사2부(김종호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모(68)씨에 대해 1심과 같이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원 씨는 지난해 5월 31일 오전 8시 42분쯤 5호선 여의나루역을 출발해 마포역으로 향하는 열차 4번째 칸에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해당 객차 안에는 487명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기름통을 들고 열차에 탑승한 원 씨는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옷가지에 불을 붙였다. 당시 그는 토치 등의 도구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은 20초 만에 객차 전체로 번졌고, 이 과정에서 열차 안에 있던 승객 400여 명이 터널을 통해 대피하다 21명이 연기 흡입과 발목 골절 등 부상을 입은 채 병원에 이송됐다. 또 차량 일부가 불에 타 3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당시에 대해 한 매체에 “영화 ‘부산행’처럼 수십 명이 소리 지르고 달려와서 아수라장이 됐다”며 “흰 연기가 열차 내에 다 퍼지고 상황이 많이 심각했다”고 말했다.
승객 중 한 명이었던 임신부는 불이 붙기 2~3초 전 휘발유에 미끄러져 넘어진 뒤 신발 한 짝을 벗어둔 채 가까스로 탈출하기도 했다.
또 ‘창문을 깨야 한다’, ‘나가야 한다’ 등 다급한 외침이 곳곳에서 들렸으며 승객들은 비상 핸들을 작동해 열차를 멈춘 뒤 출입문을 열어 유독가스를 배출했고, 일부 승객은 객실 내 소화기로 불길을 진화하기도 했다.
원 씨는 이혼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둔 채 사회적 관심을 끌기 위해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범행 열흘 전 휘발유를 구매하고 전날 하루 동안 1·2·4호선을 오가며 범행 기회를 노렸다.
검찰은 “휘발유의 특성상 화염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 대피가 조금만 늦었어도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수 있다”면서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뿐 아니라 탑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도 추가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대중교통 이용 안전에 대한 일반신뢰를 크게 저해했고 극히 일부 피해자를 제외하면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단을 다시 봐도 양형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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