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를 바꾸는 속도, 임금이 먼저 반응했다… IMF 경고와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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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일자리를 바꾸는 속도, 임금이 먼저 반응했다… IMF 경고와 주문

뉴스로드 2026-01-15 13:53: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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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일자리일수록 임금 상승폭이 커지는 구조가 확인된다. 미국과 영국 모두 채용 공고에 포함된 신규 기술의 수가 늘어날수록 임금 프리미엄이 확대됐으며, 특히 네 가지 이상 기술을 요구하는 직무에서는 영국 최대 15%, 미국 약 8.5%의 임금 격차가 나타났다. [자료=IMF]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일자리일수록 임금 상승폭이 커지는 구조가 확인된다. 미국과 영국 모두 채용 공고에 포함된 신규 기술의 수가 늘어날수록 임금 프리미엄이 확대됐으며, 특히 네 가지 이상 기술을 요구하는 직무에서는 영국 최대 15%, 미국 약 8.5%의 임금 격차가 나타났다. [자료=IMF]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은 여전히 크다. 그러나 노동시장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일자리일수록 임금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그 신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를 두고 “AI가 고용을 어떻게 바꾸느냐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선택의 결과”라며 각국 정부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IMF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분석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예바 총재의 발언은 단순한 기술 전망을 넘어선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이미 임금 구조와 고용 지형을 재편하고 있으며, 그 방향과 속도는 각국이 어떤 정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갈린다는 점을 명확히 짚었다. 노동시장의 변화는 이제 가정이 아니라, 진행 중인 현실이다.

IMF가 2020~2024년 미국과 영국의 온라인 채용 공고 수백만 건을 분석한 결과, 하나 이상의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그렇지 않은 일자리보다 평균 3% 높은 임금 수준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되는 기술의 폭이 넓어질수록 격차는 뚜렷해졌다. 네 가지 이상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직무의 경우, 영국에서는 임금이 최대 15%, 미국에서는 8.5%까지 더 높았다.

기술 불균형 지수(Skill Imbalance Index)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스웨덴·네덜란드 등은 신규 기술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반면, 아일랜드·폴란드 등은 인재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교육·재교육 정책과 혁신 역량에 따라 AI 전환의 체감 속도와 고용 구조 변화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료=IMF]
기술 불균형 지수(Skill Imbalance Index)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스웨덴·네덜란드 등은 신규 기술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반면, 아일랜드·폴란드 등은 인재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교육·재교육 정책과 혁신 역량에 따라 AI 전환의 체감 속도와 고용 구조 변화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료=IMF]

이 변화는 개별 근로자의 보상 차원을 넘어선다. IMF는 기술 기반 임금 상승이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효과를 낳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날 때, 지역 고용이 평균 1.3% 증가하는 경향이 관측됐다. 기술은 일자리를 단순히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다른 형태의 고용과 수요를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혜택이 노동시장 전반에 고르게 확산된 것은 아니다. 고숙련과 저숙련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기회를 얻고 있는 반면, 일상적 사무직을 중심으로 한 중간숙련 일자리는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 AI가 반복적·규칙적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이 계층이 변화의 충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흡수하는 형태다.

AI 관련 기술의 파급 효과는 한층 복합적이다. IMF는 AI 기술이 임금 프리미엄을 수반하긴 하지만, 고용 규모 확대에는 연결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I 노출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관련 직종의 고용 수준은 5년 후 평균 3.6%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초급·신입 직무가 AI 자동화에 더 많이 노출되면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핀란드·아일랜드·덴마크가 ‘기술 준비도’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기술 준비도 지수(Skill Readiness Index)에 따르면 북유럽 국가들은 고등교육과 평생학습 투자에 힘입어 향후 신규 기술 수요를 공급할 역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준비도가 낮은 국가는 AI 전환 과정에서 인력 재교육과 제도 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료=IMF]
핀란드·아일랜드·덴마크가 ‘기술 준비도’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기술 준비도 지수(Skill Readiness Index)에 따르면 북유럽 국가들은 고등교육과 평생학습 투자에 힘입어 향후 신규 기술 수요를 공급할 역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준비도가 낮은 국가는 AI 전환 과정에서 인력 재교육과 제도 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료=IMF]

이는 최근 미국에서 생성형 AI 도입 이후 신입 채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실증 연구 결과와도 맞물린다. IMF는 이를 두고 “AI는 임금 수준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일자리의 절대적 규모를 확대하는 역할까지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며, 정책적 개입 없이는 고용 구조의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이러한 변화가 기술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운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IMF는 ‘기술 불균형 지수(Skill Imbalance Index)’를 새로 도입했다. 이 지표는 향후 예상되는 신규 기술 수요와 각국의 인력 공급 역량 간 격차를 비교해, 노동시장이 변화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다.

분석 결과, 국가들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뉘었다. 브라질·멕시코·스웨덴처럼 기술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국가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과 재교육 투자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반대로 아일랜드·핀란드·폴란드처럼 인재 풀은 충분하지만 수요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국가는, 혁신 촉진과 기업 성장 환경 조성을 통해 인력을 흡수하는 정책이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IMF 기술 준비도 지수(Skill Readiness Index)에서는 핀란드·아일랜드·덴마크가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들 국가는 공통적으로 고등교육과 평생학습에 대한 장기적·지속적 투자를 통해, 노동자가 기술 변화에 맞춰 역량을 갱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 왔다.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뒷받침되는 구조라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사진=IMF]
[사진=IMF]

IMF는 해법 역시 분명히 제시했다. 노동 이동성을 높이기 위한 주거 정책과 유연근무 제도, 경쟁 촉진을 통한 신생 기업 진입, 그리고 재교육과 사회 안전망 강화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재 확보를 명분으로 한 기업 인수·합병이 시장 집중으로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는 효율을 높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혁신과 기회를 가로막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AI 시대의 고용 전략은 기술 도입 속도가 아니라, 사람이 이동하고 적응할 수 있는 정책 설계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다.

교육 시스템 역시 근본적인 재설계 대상이다. IMF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은 AI와 경쟁하는 기술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인지 능력·창의성·문제 해결력이라고 짚었다. 단순히 IT·AI 인력을 더 많이 양성하는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교육의 방향 자체가 기술 보완형 역량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미다.

IMF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AI가 일자리를 파괴할지, 새로운 기회를 넓힐지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임금 구조는 이미 변화하고 있고, 준비된 국가는 앞서가고 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이 전환을 관리할 것인지, 아니면 변화의 속도에 끌려갈 것인지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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