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승인 적법'…환경단체 취소소송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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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승인 적법'…환경단체 취소소송 패소

아주경제 2026-01-15 11:32: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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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 공사 현장 위로 떠오르는 병오년 첫 태양 주변으로 햇무리가 나타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 공사 현장 위로 떠오르는 병오년 첫 태양 주변으로 햇무리가 나타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계획 승인을 취소해 달라며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일부 절차가 미흡한 점은 인정되지만, 승인 처분을 취소할 정도의 위법성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15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소속 활동가들과 용인 산단 계획지역 거주자 등 총 15~16명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산업단지계획 승인처분 무효 확인 및 취소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본안 판단에 앞서 원고적격부터 폭넓게 인정했다. 산업단지 계획지역 인근 거주자들의 경우 사업 시행으로 인해 환경상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소송 자격이 인정된다고 봤다. 환경단체 소속 활동가들에 대해서도 탄소중립기본법 규정을 근거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절차적 참여권과 정보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원고적격을 인정했다. 일부 원고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밖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법원은 이들에 대해서도 소송 자격을 인정했다.

그러나 본안 판단에서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후변화영향평가와 관련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평가를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로 인해 승인 처분이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환경부 협의 절차 역시 적법하다고 봤다. 환경부 장관이 조건부로 협의 내용을 통보하고, 승인기관이 이를 반영한 뒤 다시 환경부에 통보하는 방식이 법령상 허용된 절차라는 것이다. 대상지역 설정이나 주민 의견 청취 절차에서도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내렸다. 

온실가스 감축 대책에 대해서는 정부에 상당한 재량이 부여돼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부문별·연도별 이행대책 수립과 점검에 대해서는 정부에 재량이 있다"며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처럼 미래의 불확실성과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사안에 대한 행정청의 판단은 형평이나 비례 원칙에 명백히 반하지 않는 한 폭넓게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계획 수립 과정에서 이익형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원고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행정계획 수립 단계에서 사업성이나 효율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가 아니라면 행정 주체의 판단은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환경부와의 협의 절차를 거쳤다면, 승인기관이나 사업자가 산업단지 조성·운영 과정에서 유해화학물질 배출이나 온실가스 배출이 주민 환경권과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의무를 준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법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게 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약 777만㎡ 부지에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3년 3월 당시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됐다.

환경단체와 인근 주민들은 사업 승인 과정에서 절차적·내용상 하자가 있다며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LNG 발전소 6기 건설로 연간 약 1000만t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는데도 실질적인 감축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전체 필요 전력 10GW 가운데 7GW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100%(RE100)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화력발전 기반의 산업단지 조성은 탄소중립기본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주장들이 승인 처분을 취소할 정도의 위법성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절차상 일부 미흡함이 있더라도 이를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보기는 어렵고,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구체적 설계와 이행 방식은 정부의 정책 재량 영역에 속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환경단체와 주민의 소송 자격을 넓게 인정하면서도, 대규모 국책사업 승인에 대한 사법부의 심사 범위는 제한적으로 설정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구체적인 정책 선택과 이행 방식에 대해서는 행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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