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내주 국회 해산을 단행할 전망인 가운데, '독단'적인 결정을 거쳤기 때문에 향후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5일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총리 관저에서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집권 자민당 간사장, 연정인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대표와 회담하고 오는 23일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조기에 중의원(하원) 해산을 할 의향을 전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5~17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방일이 마무리된 후 19일 정식으로 중의원 해산 방침을 표명할 전망이다.
이번 중의원 해산은 이례적이다. 아사히는 '이례적인 일 투성이'라고 표현했다.
우선 정기국회에서의 조기 해산은 60년만에 2번째다. 1월 소집 기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1월에 해산하는 것도 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약 1년4개월인 최단기간(2차 세계대전 이후 기준)에 중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점도 이례적이다.
현재 중의원 의원 재직일수가 약 3분의 1도 안 되는 시점에서의 해산도 이례적이다. 만일 오는 23일 해산할 경우 중의원 의원의 재직일수는 454일인데, 현 헌법 아래 3번째로 짧은 재직일수다.
이러한 다카이치 총리의 이례적인 해산 결정은 자민당과 사전 교섭 없이 이뤄졌다.
물론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 해산 전권을 가지지만, 당 간부들과는 사전 협의를 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제로 선거를 담당하게 될 '자민당 넘버2' 스즈키 간사장,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해온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재, 친밀한 관계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간사장 대행에게도 사전에 의향을 전달하지 않았다.
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9일까지는 중의원 해산을 결단하지 못했다. 자민당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든지 (선거를) 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해 달라"고 말했으나 단언하지는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언론의 보도가 나간 이후 13일 밤이 되어서야 여당 간부에게 해산 의향을 전달하겠다고 최종 판단했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총리 비서관이었던 이마이 다카야(今井尚哉) 등 극히 소수와만 논의했다.
닛케이는 "이러한 대응이 (다카이치 총리와) 자민당과의 균열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스즈키 간사장은 지난 10일부터 이어진 3일 간의 연휴(1월 12일은 성인의 날로 휴일) 동안 다른 동료 의원들에게 중의원 해산에 대해 “들은 바 없다”는 이야기만 전했다. 다른 간부는 "이래서는 이제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할 수 없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한 간부는 언론의 9일자 중의원 해산 보도를 본 후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게다가 당 간부들 사이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전화도 받지 않고, 메일(문자)에도 답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자민당 세제조사회장도 지난 14일 "이 시기 해산은 조금 당황스럽다"고 언급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정인 일본유신회와 협력을 꾀하는 야당 국민민주당 간부에게도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당초 자민당 내에서는 정책 부분에서 성과를 올린 후 해산이 바람직하다는 등 신중론이 있었다. 신중론 속 다카이치 총리는 해산 구상이 새어나가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해 10월 출범 후 60~70%대로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인기가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
닛케이는 "선거에서 대승하지 못하면 자민당 내 불만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민당 간부들과 갈등의 불씨가 생긴 상황에서 선거에서 크게 승리하지 못할 경우 독단적인 해산 판단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전임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는 중의원 선거의 패배의 책임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에 결국 퇴임한 바 있다.
닛케이는 이번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가 다카이치 총리에게 있어서도 "도박"이라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 같은 ’강한 총리 관저‘에 대한 동경으로 이번 해산을 독단적으로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당내 기반이 약하고,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의석 확대를 꾀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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