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여성에 대한 8개월간의 헌신이 '어장탈출'이라는 결말로 마침표를 찍었다. 직장 동료 여직원에게 온갖 정성을 다했지만 결국 이용만 당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쓴이는 ‘여직원 어장에서 탈출했는데 지금 와서 잘해주고 연락 오는 건 뭔 심보냐’란 제목으로 최근 개드립에 올린 글에서 이상형이었던 여직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왕복 58km에 달하는 거리를 무료로 카풀을 해주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식사를 대접하는 등 8개월간 지극정성으로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29세 연애 경험 전무자인 A씨는 연애 경험도 남자친구도 없다는 여성이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관계 진전을 확신했다. A씨는 "나한테 자기 힘든 일 말하고 고민거리 말했을 때 ‘이제 머지않았구나. 벽이 개통되는 건 시간문제다’라는 확신을 3개월 정도 가졌다"고 말했다.
정작 여성은 A씨가 사준 커피를 다른 남자에게 넘기거나 선물한 쿠폰으로 다른 남자와 케이크를 먹는 등 A씨 호의를 철저히 무시했다. A씨는 "처음엔 크게 배신감이 들고 8개월 헛수고한 분노가 올라왔다"며 "알려준 사람이 ‘이렇게 인생 배운 거면 싸게 먹힌 거다’라고 말하니까 거기서 ‘현타’가 세게 와서 그냥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뒤늦게 여성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즉시 모든 연락과 호의를 끊고 '손절'을 선언했다. 카풀을 중단하고 업무상 배려도 끊었으며 연락에는 단답으로만 응했다. A씨는 "그동안 닥달 안 하고 내 선에서 내가 방패막이를 하면서 업무 진행에 대해 배려했는데 그런 거 없이 팩트 그대로 ‘담당자가 처리 안 해줬다’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여직원은 평소와 달리 상냥한 태도로 연락을 해오며 매달리기 시작했다. A씨는 "내가 변한 거 알았는지 바로 눈치채고 전에 없이 먼저 아주 상냥하고 정이 넘치게 날 대하는데 이미 KTX는 떠났다"며 "계속 연락 와서 자기가 뭘 실수했는지 오해가 있으면 대화로 풀자는데 ‘그런 거 없다’고 하는데도 계속 연락이 온다"고 했다.
A씨는 "나도 간사한 게 전에는 병아리 강아지처럼 보다가 다 알고 나서 그냥 토벌해야 될 몬스터로 인식이 바뀌었다"며 "자기 차로 출퇴근하는 게 엄청 힘들어서 그런가. 도대체 무슨 심보로 지금 와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A씨를 옹호하는 측은 "그 여자가 문제다. 여지를 주긴 했네. 손절 잘했다", "그 정도로 뻔뻔하기 쉽지 않은데 대단한 여자였다.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사람이라서 주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는 법인데 도리를 모르는 여자는 앞으로 걸러라", "58km 카풀을 받아놓고 자기한테 관심 있는 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것은 절대로 비웃음 당할 일 아니다"라며 격려를 보냈다.
한 네티즌은 "나도 비슷한 일을 겪어서 남 일 같지가 않다. 작성자를 비난하는 댓글에 상처받지 말아라. 너 마음 가는 대로 솔직하게 행동하고,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 거 절대로 비웃음 당할 일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반면 "본인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다가 안 되니까 화풀이하는 격이다", "나이 먹은 연애 미경험자는 확실히 재앙이긴 하다. 메타인지가 부족하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한 것 같다", "찌질한 남자가 분노의 글을 쓰는 게 웃긴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그 여자가 먼저 너한테 카풀 신청했냐. 그 여자가 먼저 너한테 밥 사 달라고 했냐. 그 여자가 먼저 너한테 호감 표현해 달라고 했냐. 순전히 그 여자 맘에 들어서 자기가 먼저 북 치고 꽹과리 친 거 아니냐. ‘이 정도 노력이면 날 좋아하겠지’ 하고 여자 감정이나 마음은 생각도 안 하고 혼자 손자까지 보다가 어그러지니까 혼자 빡쳐서 씩씩대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A씨는 댓글을 통해 "카풀과 밥은 상대가 먼저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또 "카풀하면서 커피도 사주고 먹고 싶다는 거 예약해서 사줬다. 내가 받은 거? 줄 듯 말 듯한 애매모호한 선 근처에서 노는 태도만 받았다. 1000원이라도 받았으면 억울하지나 않다"고 말했다. 철저하게 이용당했다는 것이다.
A씨는 "메타인지가 부족하긴 했다. 그런 여자가 나한테 잘해줄 리 없다는 걸 의심했어야 했고 그런 여자가 연애 미경험자라는 소리를 믿고 남친이 없을 거라고 단정한 내 탓이다. 그나마 누가 알려줘서 어장에서 탈출한 거지 그게 아니었으면 지금도 호구로 살았겠지"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A씨는 "8개월 기름값에 커피값, 밥값 생각하면 인생 엄청 비싸게 배운 거 같다"며 "다신 이런 농락을 안 당하려고 정정당당히 정면 돌파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여성의 심리는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 '자기애적 착취'와 '인지적 불협화음의 해소' 과정으로 분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남성의 명백한 호의를 수용하면서도 관계의 정의를 회피한 것은 자신의 자존감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을 도구화하는 심리적 기제다. 타인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기는 특권 의식은 상대가 제공하는 자원을 자신의 심리적·물리적 편익을 위해 거리낌 없이 소비하게 만든다.
남성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자 여성이 대화를 요구하며 다가오는 현상은 '상실 혐오' 기제에 기인할 수도 있다. 대상에 대한 애정보다는 자신이 누리던 '무료 카풀'이나 '업무상 배려'라는 실질적 자원이 사라진 데 대한 불안과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이기적인 방어 기제로 볼 수 있다. 관계의 회복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유지해온 편안한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오해'라는 프레임을 사용해 상대에게 다시 죄책감을 부여하려는 심리적 전술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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