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해외 거래소 차단?···VPN으로 뚫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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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고 해외 거래소 차단?···VPN으로 뚫려

한스경제 2026-01-15 11: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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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14일 공개한 ‘구글플레이 암호화폐 거래소 및 지갑 정책’ 업데이트 내역./구글 홈페이지 캡처
구글이 14일 공개한 ‘구글플레이 암호화폐 거래소 및 지갑 정책’ 업데이트 내역./구글 홈페이지 캡처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구글이 '가상자산 거래소 및 소프트웨어 지갑 정책'을 업데이트하고 오는 28일부터 한국 금융정보분석원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마치지 않은 해외 거래소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퇴출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이에 글로벌 앱 마켓 플랫폼이 국내 금융규제에 직접 협조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국가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한국의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를 마친 거래소 및 지갑만 구글플레이에 게시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소프트웨어 지갑 앱은 현지 법규를 준수하는 경우에만 해당 국가의 구글플레이에 게시될 수 있다"며 이번 조치가 권고가 아닌 필수 요건임을 명확히 했다.

◆ 쿠코인·MEXC 등 대형 거래소 직격탄

이번 조치로 쿠코인, MEXC 등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해외 대형 거래소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지난해 3월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소지가 있는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17개사의 앱에 대한 국내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당시는 금융정보분석원이 명시한 특정 거래소들만 차단 대상이었으나 이번 구글 정책 변경으로 국내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모든 해외 거래소가 앱 이용 불가 대상이 됐다.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14일 기준 국내에서 정식으로 신고수리를 받은 가상자산사업자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총 27개에 불과하다. 바이낸스, OKX, 바이비트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정금융정보법 제7조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미신고 불법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해외 사업자가 한국어 홈페이지를 제공하거나 한국인 고객 유치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원화 결제를 지원하는 경우 국내 영업행위로 판단해 신고 대상에 포함된다.

◆ 기존 앱 업데이트 중단, 보안 공백 우려 

정책이 시행되는 오는 28일 이후부터는 해당 앱들의 신규 설치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기존 사용자들 또한 앱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금융 앱의 특성상 최신 보안 패치나 기능 업데이트가 중단될 경우 해킹 등 보안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안 전문가는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소는 정보보호관리체계를 갖추지 않아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이들 거래소는 등록 절차를 거친 거래소보다 상대적으로 해킹에도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위해서는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과 실명 계좌 확보라는 높은 진입 장벽을 넘어야 한다.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은 최소 2개월 이상 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한 후 인증 심사를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64개 인증 기준과 192개 세부항목을 충족해야 한다.

◆ 황석진 동국대 교수 "봉쇄 아닌 억제 정책"

금융당국이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국내 접속 차단을 강화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가상사설망 등을 통한 우회접속으로 해외거래소를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 거래소의 경우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처벌이 쉽지 않아 단순히 접속만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의 통신망 차단이나 앱스토어 퇴출 조치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봉쇄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VPN, 웹 접속, 해외 계정 등 다양한 우회 수단이 존재하는 한 이를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이번 조치의 핵심은 기술적 차단이 아니라 일반 투자자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미신고 해외 거래소 이용에 대한 법적·정책적 경고를 명확히 하며 국내 규제 체계의 정합성을 유지하려는 데 있다"며 "이는 '봉쇄'라기보다는 '억제와 책임 전가를 위한 신호 정책'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금융당국이 통신사에 요청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두더지 잡기' 식이었다면 이번엔 구글이 정책적으로 앱 유통 경로 자체를 막아버린 것"이라며 "그러나 DNS를 숨기거나 VPN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우회 접속이 가능해 완전한 차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자체가 '탈중앙화'를 위해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규제를 하더라도 이를 피할 방법이 마련될 것"이라며 "정부가 해외거래소를 물리적으로 막겠다는 것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갈라파고스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 '자금세탁 방지 vs 시장 위축' 논란

금융정보분석원은 이번 조치가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방지 및 국내 이용자 피해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미신고 사업자는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고 예치금 분리보관 등 이용자 보호제도도 적용받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해킹, 자금세탁 경로로 악용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금융정보분석원은 지난해 12월 5일 가상자산업계와 협의회를 열고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 일대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초국경 범죄집단이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범죄자금을 유통·은닉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정보분석원은 "가상자산 거래 모니터링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금세탁 위험이 높은 해외거래소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국경간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국외 미신고사업자의 구글 앱에 대한 국내 접속차단 시행으로 향후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방지 및 국내 이용자 피해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정보분석원은 국외 미신고사업자의 애플 앱 및 인터넷 사이트 차단도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애플 코리아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용자는 자신이 거래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된 사업자인지 여부를 금융정보분석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고 미신고사업자인 경우 본인 소유의 가상자산 등을 인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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