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케이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앞선 두 차례 상장 철회와 달리 이번에는 실적 반등과 증시 회복이라는 우호적 환경을 맞았다. 다만 재무적투자자(FI)와의 상장 약정이라는 시한폭탄도 여전히 안고 있다. 몸값을 낮춰 안정적인 상장을 택한 가운데, 확정 공모가 수준에 따라 상장 흥행은 물론 최대주주 비씨카드의 재무 부담과 향후 성장 경로까지 좌우될 전망이다.
◇실적 반등·증시 회복…세 번째 IPO 시동
케이뱅크는 지난 12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1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IPO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앞서 두 번째 IPO 추진 당시에는 공모주식 8200만주, 희망 공모가 9500~1만2000원을 제시하며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으로 산정했다. 수요예측 단계까지 진행했지만, 기관투자자 참여가 기대에 못 미치며 상장을 철회했다.
이번에는 전략을 바꿨다. 희망 공모가 밴드를 8300~9500원으로 낮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을 3조3672억~3조8541억원 수준으로 조정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6000만주로, 신주 모집과 구주 매출 비중은 각각 50%다. 고평가 논란을 피하고 상장 안정성에 방점을 찍은 선택이다.
실적 개선도 뒷받침 요인이다. 여기에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서는 케이뱅크를 2026년 상장을 앞둔 대형 IPO 후보군으로 다시 평가하고 있다.
◇FI 엑시트 시한…공모가가 부담으로 돌아온다
이번 IPO는 ‘선택’이 아닌 ‘기한이 정해진 상장’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케이뱅크는 2021년 대규모 증자 과정에서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 FI와 2026년 7월 이전 상장을 약정했다. 기한 내 상장에 실패할 경우, FI는 비씨카드 지분까지 포함한 동반 매각을 요구할 수 있다.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변수는 남는다. 확정 공모가가 FI의 내부수익률(IRR) 기준인 연 8%에 못 미칠 경우,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비씨카드가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공모가가 낮을수록 상장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최대주주의 재무 부담은 커지는 구조다. 이번 IPO에서 공모가 산정은 흥행 여부를 넘어 지배주주의 손익과 직결된다.
◇수신 구조 리스크…업비트 의존도는 여전히 변수
케이뱅크의 수신 구조를 둘러싼 우려도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에 따른 자금 이동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을 일반 수신과 분리해 관리하고 있으며, 급격한 자금 유출입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 환경 변화가 재무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투자자 판단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확정 공모가, 상장 이후 전략까지 좌우
확정 공모가 수준은 상장 이후 주가 흐름뿐 아니라 추가 자본 조달 여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장을 통해 최대 5700억원을 조달할 경우, 케이뱅크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개선하고 개인사업자·중소기업(SME), 부동산 담보대출 등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 확장이 가능해진다.
비교 대상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도 변수다. 최근 증시 전반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다만 사업 방향성에는 차이가 있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결제·자금관리 경험을 축적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가상자산 시장 제도화나 법인 시장 확대 국면에서 차별화 여지가 있다.
케이뱅크는 “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합리적인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IPO는 단순한 상장 여부를 넘어, 케이뱅크의 사업 전략과 성장 경로가 재편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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