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킹의 북극 프로젝트 "지구의 냉장고(북극)를 수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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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킹의 북극 프로젝트 "지구의 냉장고(북극)를 수리하라"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6-01-15 05:06:00 신고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경제학의 거장 폴 크루그먼은 일찍이 기후 변화를 두고 '사상 최대의 시장 실패'라고 규정했다. 또 외부 효과의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대가는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청구서로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가 이미 통제 불능의 임계점을 지나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다. 기후 과학자들은 흔히 트로이의 멸망을 예견했으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 카산드라에 비유된다. 그들의 예언이 현실이 된 지금, 영국의 저명한 화학자 데이비드 킹 경은 이제 단순한 탄소 감축을 넘어' 지구를 물리적으로 수리해야 한다'는 플랜 B를 들고 나왔다. 그가 설립한 기후 위기 자문 그룹(CCAG)이 제시하는 4R 전략, 즉 감축, 제거, 수리, 회복력은 더 이상 학계의 논쟁거리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인류가 향후 2,000년의 운명을 결정짓기 위해 5년 내에 내려야 할 생존의 결단이다.

 데이비드 킹 경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10년 동안 그린란드에서 매시간 3,000만 톤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란드의 모든 얼음이 녹으면 지구 해수면은 약 7.3미터 상승한다. 여기에 서남극 빙상까지 더해지면 세계 지도는 완전히 새로 그려져야 한다. 그는 내일 당장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든다 해도 그린란드의 용융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미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3~4배 빠르게 가열되고 있으며, 여름철이면 흰 얼음 대신 어두운 바다가 태양열의 90% 이상을 흡수하는 죽음의 고리에 빠졌기 때문이다. 킹 경은 이 고리를 끊기 위해 북극 해빙을 다시 얼리는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제안하는 핵심 기술은 바로' 해양 구름 밝기(MCB)'다.

하늘을 하얗게 칠하는 2,000척의 함대

해양 구름 밝기의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자연이 구름을 만드는 과정을 공학적으로 모방하는 것이다. 바다에서 파도가 부서질 때 발생하는 미세한 소금 입자들이 구름의 핵이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킹 경의 구상은 이렇다. 북극권 전역에 특수 분사 장치를 갖춘 선박 2,000척을 배치한다. 이 선박들은 바닷물을 미세한 안개 형태로 뿜어내고, 이 액적들은 열을 따라 상승하며 수분을 잃고 약 6,500피트(약 1,980미터) 고도에서 미세한 소금 결정으로 남는다. 이 소금 결정들이 구름을 더 하얗고 밝게 만들어 태양 빛을 우주로 반사하는 거대한 거울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경제적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킹 경의 추산에 따르면 선박 건조와 장비 장착에만 약 300억에서 400억 파운드(약 51조 원에서 68조 원)가 투입되어야 하며, 매년 운영비로 100억 파운드(약 17조 원)가 소요된다. 일개 국가가 감당하기엔 벅찬 금액처럼 보이지만, 경제적 실익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럽 연합의 지원을 받은 ICE-ARC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추세로 북극 영구 동토층이 녹고 해빙이 사라질 경우 향후 300년 동안 전 세계가 입을 경제적 손실은 무려 130조 달러(약 17경 5,500조 원)에 달한다. 반면 파리 협정의 목표인 1.5도를 준수할 경우 이 비용은 10조 달러(약 1경 3,500조 원) 미만으로 줄어든다. 결국 68조 원의 투자로 수경 원의 피해를 막는 셈이니, 경제적으로는 이보다 남는 장사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기술의 가용성이 아니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다. 킹 경은 영국 의회 증언에서 특정 국가나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이 기술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을 가장 크게 우려했다. 만약 구름이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흘러가 강수 패턴을 바꾸거나, 특정 지역에 가뭄을 유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는 무언가 잘못되면 즉시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 기술의 가역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소금 입자는 대기 중에 며칠에서 길어야 몇 주만 머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공학적인 답변일 뿐, 정치적인 해답은 아니다. 누가 지구의 온도계를 조절할 권한을 갖는가라는 질문에 국제사회는 아직 답을 내놓지 못했다.

누가 지구의 온도계를 조절하는가: 거버넌스의 진공 상태

현재 국제 사회의 법적 프레임워크는 이 거대한 실험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생물다양성협약(CBD)은 2010년 이후 지오엔지니어링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4년에도 이를 재확인했다. 런던 의정서 역시 해양 지오엔지니어링을 규제하려 하지만, 2013년에 마련된 개정안은 아직 비준 국가 부족으로 발효되지 못했다. 2024년 5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는 온실가스 배출이 해양 오염에 해당한다는 역사적인 권고 의견을 내놓으며 국가들에게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엄격한 실사의 의무가 있음을 명시했다. 이는 기후 수리 기술에도 양날의 검이 된다. 북극을 구하려는 시도가 자칫 다른 형태의 해양 오염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킹 경은 이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주요 국가들의 연합을 제안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당장 움직이지 않더라도 중국, 인도, 브라질, 그리고 유럽 연합과 영국이 합의한다면 거버넌스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학자들은 이념적이지 않다. 우리는 단지 예측된 위험을 경고할 뿐이다라고 말하며, 정치적 결단이 과학적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로 2025년 여름, 지중해와 유럽을 뒤덮은 기록적인 산불은 킹 경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구 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 일시적으로 1.75도까지 치솟았다.

폴 크루그먼의 지적처럼 과거의 산업들은 이미 로비스트 군단을 거느리고 기득권을 지키고 있지만, 미래의 기후 수리 산업은 아직 자신의 목소리를 낼 정치적 세력을 갖지 못했다. 화석 연료 업계는 기후 수리 기술이 탄소 감축의 면죄부가 될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 논란을 부추기며 교묘하게 시간을 벌고 있다. 하지만 킹 경은 단호하다. 감축은 협상의 대상이 아닌 필수 조건이며, 수리는 인류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때까지 파멸적인 해수면 상승을 막기 위해 시간을 버는 응급 처치라는 것이다.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한 의원은 물었 다.

"우리가 신 놀이를 하려는 것 아닌가? "

킹 경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우리는 이미 250년 동안 대기에 온실가스를 쏟아부으며 위험한 신 놀이를 해왔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잘못된 실험을 멈추고 고장 난 시스템을 고치는 것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소리는 카산드라의 절규보다 더 크고 분명하게 들려온다. 2,000척의 선박이 북극해로 향할 것인지, 아니면 수조 톤의 얼음이 바다로 쏟아지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인지,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만약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킹 경의 말대로 인류의 미래는 50년조차 보장받기 힘들지 모른다. 이제 기후 수리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경제적 투자이자 정치적 결단이 됐다. 조만간 우리는 전 지구적 합의라는 이름 아래, 바닷물을 하늘로 뿜어 올리는 함대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인류가 만든 재앙에 대한 가장 정직한 수리 보고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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