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최재혁 기자]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하며 '최수연 시즌 2'를 본격화한 그는, 취임 당시 불거졌던 '젊은 여성 리더'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네이버를 명실상부한 'AI 퍼스트'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2026년 현재, 최수연 대표는 단순한 플랫폼 운영자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는 'K-AI 대장주'의 수장으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굳히고 있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가 '인적 쇄신과 위기 극복'의 소방수로 리더십을 증명했다면,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기술 주권(Sovereign AI) 확보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거대 담론을 실적과 기술력으로 치밀하게 증명해내고 있다.
■ 실적으로 증명한 리더십, 매출 10조원 달성
최수연 대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숫자'다. 2022년 취임 당시 6조8000억 원이었던 네이버의 연결 매출은 최 대표 체제하에서 가파르게 상승해 2024년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국내 인터넷 업계 최초의 기록이자, 경기 침체와 이커머스 시장의 출혈 경쟁 속에서도 서치플랫폼(검색·광고)과 커머스라는 양대 축을 단단히 고수한 결과다. 특히 최 대표는 고금리 여파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던 시기에도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다. 북미 최대 C2C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를 두고 시장이 회의적 반응을 보일 때도, 그는 '커머스의 미래는 개인 간 거래와 AI의 결합'이라며 정면 돌파했다. 그 결과 포쉬마크는 2024년 1분기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네이버의 글로벌 커머스 영토를 넓히는 핵심 전초기지가 됐다.
■ '소버린 AI'의 설계자, 빅테크와 차별화된 독자 노선
최 대표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 순간은 생성형 AI 광풍이 몰아친 시점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과의 전면전 대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최적화된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를 필두로 한 '소버린 AI' 전략을 구체화했다.
그는 "자국어 중심의 AI 모델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 손꼽힌다"며 국가별 데이터 주권과 문화적 맥락을 보호하는 AI 솔루션을 제안했다. 이 전략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 네이버는 2023년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1억 달러(약 1350억 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고, 이후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아랍어 기반 소버린 AI 개발 협력 MOU를 체결하며 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DAN25'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에이전트 N(Agent N)'은 검색에서 구매, 예약까지 AI가 알아서 처리하는 '온서비스(On-Service) AI'의 결정판으로 평가받는다. 네이버는 빅테크의 독점에 저항하는 '제3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2026년까지 GPU 인프라 1조 원 투입
최 대표는 2026년까지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AI 인프라 확충에만 1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며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네이버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AI 하드웨어 생태계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지난해 3월 이사회에 복귀한 이해진 창업자(GIO)와의 파트너십 역시 한층 견고해졌다. 7년 만의 이사회 복귀를 결정한 이 창업자가 글로벌 거버넌스와 중장기 비전을 설계하면, 최 대표가 특유의 기획력과 실행력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투톱 체제'는 네이버를 보다 기민한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는 분석이다.
■ 주가 부양과 글로벌 성과 가시화 과제
탄탄한 실적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최 대표에게 남겨진 가장 뼈아픈 숙제는 '주가'다.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에서의 기업 가치는 취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주주들은 성장성에 걸맞은 강력한 주가 부양책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매출 기여도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2024년 6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네이버웹툰 이후 콘텐츠 부문의 다음 성장 동력을 찾는 일과, AI 기술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AI 수익화(Monetization)'의 속도를 높이는 것도 그의 2기 임기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다.
■ 'MZ 소통'과 '변호사적 정교함'의 결합
최수연 대표의 리더십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요약된다. 1981년생인 그는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커넥티드워크(Connected Work)'를 정착시키며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개선했다. 동시에 변호사 출신다운 논리적인 의사결정과 치밀한 협상 전략은 글로벌 M&A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 경쟁사인 카카오의 정신아 대표가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내치(內治)'형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최수연 대표는 기술의 본질을 꿰뚫고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 '외치(外治)'형 리더십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를 '한국의 포털'에서 '글로벌 AI 테크 기업'으로 체질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2026년까지 약속한 GPU 투자가 결실을 맺고 '에이전트 N'이 일상 속으로 파고든다면, 네이버는 다시 한번 국내 플랫폼 시총 1위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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