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수미주 러 우세…우크라 "쿠피안스크 탈환"
난방 끊긴 키이우 또 드론 피습…러 주거지서도 사상자 발생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지지부진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속에 최전방에서는 밀고 밀리는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다.
양측의 포화는 최근 후방 도심으로 '영점 조정'되는 흐름이다. 혹한기 주민들의 고립감과 위기감을 고조해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다.
◇ 현 전선 동결 가능성…공세 수위 높이는 러시아
1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남부 자포리자주의 마을 5곳에 거주하는 아동을 법적 보호자와 함께 대피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피 권고가 아닌 의무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은 자포리자의 상황이 급박해졌다는 의미다.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의무 대피는 언제나 어려운 조치이지만 계속되는 포격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하고 책임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군은 주요 전선 중 하나인 자포리자에서 러시아군에 고전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자포리자 남부 지역에서 민간 택배회사 등이 러시아의 위협에 못 이겨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느리지만 진격을 거듭하면서 자포리자를 더 넓게 장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의 자포리자는 4년 전 전쟁 시작과 동시에 러시아가 노린 핵심 요충지다. 자포리자 원자력발전 시설을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는 종전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미주의 코마리우카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략적 요충지인 쿠피안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지역을 완전히 탈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지난 12일 우크라이나의 한 여단이 쿠피안스크 시의회 건물 옥상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양했다고 보도했다.
쿠피안스크는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 거리다. 하르키우와 돈바스를 연결하는 철도·도로 교통 요충지여서 전쟁 초반부터 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이 추진하는 종전안에는 합의일 기준의 병력 배치선을 그대로 동결하고 비무장 지대 협상을 개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안에 따라 전쟁이 중단되면 현재의 전선이 그대로 잠정적인 국경이 될 수 있다. 종전이 가까워질수록 최전방의 교전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 민간 시설 향하는 드론…"우크라이나 피해가 더 커"
최전방에서 승기를 잡지 못한 양측은 전세 반전을 위해 후방 도심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 타격해 혹한기 난방·전기 공급을 차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 드론은 전날 밤 중부 지역 크리비리흐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주민 4만5천명에 공급되던 난방·전기가 모두 끊겼다. 수도 키이우에도 지난 9일 이후 미사일을 동원한 러시아의 공격이 집중되면서 주거지 70%가 정전 상태다.
후방 도심에 포성이 커지면서 양측의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키이우의 16층짜리 주거용 건물이 러시아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당국은 전날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벨고로드주에서 1명이 숨지는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dpa 통신은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를 상대로 방어전을 벌이고 있지만 러시아가 입은 피해는 우크라이나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작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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