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 구매를 대학 연구개발(R&D)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수입을 통제하면서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에 무게를 실은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3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일부 기술기업들에 H200 칩 구매 승인을 대학 연구소 등 ‘특별한 경우’로 제한한다는 지침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지침에서 “필요한 경우에 한해 구매하라”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지며 사실상 광범위한 수입 제한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당초 H200을 구매하는 기업에 자국산 AI 칩을 일정 비율로 함께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더 강경한 통제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첨단 해외 칩을 활용한 AI 개발보다 화웨이, 캠브리콘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는 전략을 우선시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디인포메이션은 이달 초 중국 정부가 일부 기술기업에 H200 구매 계획을 일단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이 보안상 민감하지 않은 선별된 상업적 용도에 한해 H200 구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준비, 군사용·핵심 인프라·국유기업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 아키텍처인 ‘블랙웰’ 이전 세대 제품이지만, 중국 내수 반도체 기업의 AI 칩보다 성능과 효율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중국 AI 기업들의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미국 정부의 H200 대중국 수출 승인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중국 고객의 수요는 매우 높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승인 여부와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로부터 별도의 발표는 없을 것”이라며 “구매 주문이 실제로 들어오는지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번 지침에서 ‘필요한 경우’의 범위나 구체적인 허용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디인포메이션은 미·중 관계가 완화될 경우 중국 정부가 향후 입장을 조정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추가 회의를 통해 더 많은 기업에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지만, 추가적인 완화 조치가 나올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번 조치를 두고 업계에서는 중국이 단기적으로는 AI 성능 격차를 감수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자국 반도체 생태계 자립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중국 시장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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