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간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셔틀외교가 완전 정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방일 성과를 발표했다.
위 실장은 이번 방일을 통해 일본측이 과거사 현안인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유해 발굴 문제를 먼저 제기하는 등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 교류 재조명과 지방 활성화 협력, 경제 및 안보 등 실질 협력 심화, 과거사 문제의 인도주의적 접근 등 3가지로 방일 성과를 요약했다. 또한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협력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아울러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와 일본 수산물 수입 문제가 다뤄졌다.
한편, 이번 이 대통령의 방일은 '대만 문제'로 중일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에 이뤄졌다. 특히 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6일 중국 정부는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와 전략광물 등이 포함된 이중용도(군사·민간 양용) 물자의 수출통제' 방침을 밝히면서 중일갈등이 고조된 상태에서 가진 한일정상회담이다.
그래서인지 다카이치 총리는 숙소 앞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고, 드럼 합주와 호류지 시찰 등 친교 일정을 함께하며 각별한 예우를 갖췄다. 이른바 일본식 극진한 환영인 '오모테나시' 외교로 한일협력을 다졌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이번 이 대통령의 방일을 통해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중국은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일 정상간 온도차를 확인한 방일이었다며 의미를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한일 셔틀외교 완전 정착…역사적 교류 조명·지방 활성화·실질협력 강화"
韓,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추진 의사 재확인…日은 수산물 식품안전 설명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이번 방일 성과를 발표했다.
전날 일본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에서 100여분간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을 진행했다. 이후 약 105분간 만찬을 가졌다.
위 실장은 이번 방일로 "한일 정상 셔틀외교가 완전히 정착됐다"고 평가하며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성과를 역사적 교류 재조명과 지방 활성화 협력, 경제 및 안보 등 실질 협력 심화, 과거사 문제의 인도주의적 접근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회담을 통해 조세이 탄광에 수몰된 한국인 유해의 DNA 감정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이 문제는 단독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주요 현안 중 첫 번째로 제기한 이슈였다"며 "유족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는 첫걸음이자 한일이 공유하는 인권 인도주의 가치를 토대로 과거사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정상회담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와 일본 수산물 수입 문제도 다뤄졌다.
위 실장은 한국이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일본 일부 지역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는 문제에 대해 "식품 안전에 대한 일본 측의 설명이 있었다"며 "저희(한국 측)는 이 설명을 청취했다"고 소개했다.
CPTPP 가입 이슈에 대해선 "한국이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며 "향후 실무부서 간 협의가 더 필요한 문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기본적인 접근 방향을 얘기했고, 긍정적인 톤으로 논의가 됐다"고 덧붙였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회원국은 일본·캐나다·호주 등 12개국이며 한국도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방일 직전 NHK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수산물의 수입 문제가 중요한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CPTPP 가입에 있어 일본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이 사안(수산물)도 중요한 의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오모테나시 외교', 숙소 영접하고 수장고 공개…드럼 합주로 한일 우애 과시
이번 방일에서 다가이치 총리는 극진한 일본식 손님 환대 문화를 뜻하는 '오모테나시'로 이재명 대통령을 맞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숙소 앞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고 드럼 합주와 호류지 시찰 등 친교 일정을 함께했다.
주최국 정상이 숙소까지 찾아와 상대국 정상을 맞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숙소 앞에서 이 대통령을 만난 다카이치 총리는 "저의 고향에 정말 잘 오셨다"며 "와주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격을 깨가지고 환영해 주시면 저희가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호류지 방문 시에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수장고를 개방해 금당벽화 원본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일측은 일반인의 관람이 통제되는 수장고를 개방해 과거 화재로 훼손돼 엄격하게 보존, 관리되고 있는 금강벽화 원본을 양 정상에게 보여줬다"며 "이는 우리 대통령의 최초 나라 방문에 대해 일본 측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환대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전날 정상회담 이후 약 22분 간 정상 간 환담이 추가된 것도 이례적이다.
위 실장은 "양 정상 간 유대를 깊이 하고자 하는 일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단독, 확대 회담에 이은 정상 간 별도 환담은 그 자체로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날 환대 외교의 백미로 깜짝 드럼 연주 행사도 준비했다. 두 정상은 일본 측이 마련한 푸른색 유니폼을 착용하고, 일본의 대표적 악기 브랜드인 '펄' 드럼을 즉석에서 합주했다. 연주곡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과 BTS의 '다이너마이트'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오늘 평생의 로망을 이뤘다. 어릴 적부터 드럼을 치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다카이치 총리와 이 대통령은 각자의 서명을 담은 드럼 스틱 선물을 주고받았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해 "일측의 파격적이고 특별한 환대"라고 평가했다.
日, 한국 통해 중일갈등 인한 외교적 고립 방어
현지 언론 "日, 中염두 한일 결속 과시…李대통령 '중립'에 안도"
이처럼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극진한 예우를 한 것은 중일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일본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가 작년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한 이후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령, 수산물 수입 금지 재개 등에 이어 희토류가 포함된 이중용도(군사·민간 양용) 물자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한일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날 BBS라디오에서 일본 측의 환대 배경과 관련해 "어떻게든 한국이 중국 쪽으로 너무 가지 않도록 한미일 협력 관계로 다시 확실하게 끌어들이자는 것"이라고 짚었다.
일본 언론들도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결속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을 중요시하는 배경에는 중국과 관계 악화가 있다"면서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일본과 관계도 중시하는 '중립적 태도'를 유지해 안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중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굳건한 한일 관계를 국내외에 알리려는 생각이 있었다"며 "이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심화해 일본과 갈등 수위를 높이는 중국의 의도를 좌절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 주석의 역사 공동 투쟁 요청에도 이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 정상이 한일 관계, 한미일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 협력을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이 처한 엄중한 안보 환경을 고려해 (한국과) 보조를 맞추려 한다"며 한일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립주의이자 신(新) 먼로주의인 이른바 '돈로주의'를 고려해 전략상 협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도 한일 양국 간 갈등 요소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역사 인식과 독도 문제가 한일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내달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대응이 주목된다고 해설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작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보내는 정부 인사를 차관급인 정무관에서 장관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中전문가 "한일회담서 온도차 드러나…역사문제로 협력 제한"
한국과 밀착을 통해 일본을 고립시키려 하는 중국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정상간 온도 차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한일 정상이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우호적 분위기 속에 회담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한 반면 이 대통령은 나쁜 점을 잘 관리해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는데 주목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두 정상의 수사를 보면 일본은 역사적 부담을 줄이고 전략적·경제적 협력에 집중한 반면 한국은 양국 관계 후퇴 방지에 우선순위를 두고 역사나 영토와 같은 구조적 문제로 인한 위험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양국 협력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진정한 전략적 시너지를 달성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해 있는 것으로, 양국 관계의 기초가 취약하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을 맞이할 당시 허리를 숙여 90도로 인사한 장면을 거론하고 "한국에 바라는 것이 있을 때 취하는 태도"라고 언급한 한국 네티즌 반응까지 전하며 다카이치 총리의 행동에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샹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다카이치의 수사는 본질적으로 우익 정부가 한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을 지렛대로 삼아 일본의 지정학적 전략적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라며 "반면 이 대통령은 '관리'라는 표현을 강조해 정부의 방어적 실용주의 전략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샹 연구원은 "이는 한국이 한일 협력을 위해 중국과의 관계에서 유연성을 희생하지 않고 영토 및 역사 문제에 있어 원칙적 양보를 하지 않으려 하는 것으로, 양국 협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시아연구소장은 "한일 관계와 양국 협력에 있어 가장 큰 불확실성은 강제징용, 위안부, 영토 분쟁, 일본 내 역사수정주의 등 역사·주권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양국 관계의 개선과 회복 사이클이 매우 취약해 진정한 안정적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지는 한일 정상회담이 한중 정상회담 직후에 이뤄진 점도 주목했다. 샹하오위 연구원은 "이 대통령이 순방에서 중국을 우선시하고 일본을 두번째 순서로 선택한 것은 중국과의 전략적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우선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한일 정상 "한반도 비핵화" 공동발표…北 김여정 "조한관계 개선, 희망부푼 개꿈"
한편, 이번 한일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3일 정상회담 직후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과 관련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같은 자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한일,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일이 '북한 비핵화'를 거론하자 북한은 즉각 날선 반응을 내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에서 "아무리 집권자가 해외에까지 돌아치며 청탁질을 해도, 아무리 당국이 선의적인 시늉을 해보이면서 개꿈을 꾸어도 조한관계의 현실은 절대로 달라질수 없다"고 했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발 무인기 영공 침범이 "조선의 주권을 침해하는 엄중한 도발행위"라면서 "이것은 적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적대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서울 당국은 공화국의 주권침해도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방지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도발이 반복될 때에는 감당 못 할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단순한 수사적위협이나 설전의 연장이 아니다"라며 "주권침해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주권수호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비례성 대응이나 입장발표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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