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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14일 오후 5시 29분께 일본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 이날 우리 측에서는 이혁 주일대사 내외와 이영채 주오사카 총영사 내외가, 일본 측에서는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대사와 미사와 야스시 외무성 간사이담당대사가 각각 배웅했다. 금색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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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고대 한반도와 일본 간 1500여 년 이상 이어진 오랜 교류의 역사를 상징하는 호류지를 방문했다. 한국에서는 법륭사로 알려진 이 사찰은 일본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지이기도 하다. 다카이치 총리가 대통령을 본인의 고향인 나라현으로 초청한 만큼, 직접 일정과 동선을 세심히 살피며 정성 어린 환대를 보였다. 호류지 주지 스님이 현장에서 직접 안내를 맡았다.
양 정상은 호류지의 중심 건물인 금당과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탑인 오층목탑, 양국 문화 교류의 살아있는 증거로 평가받는 백제관음상을 함께 관람했다. 특별 일정으로 일본 측은 일반인 관람이 통제되는 수장고를 개방해, 과거 화재로 훼손돼 엄격하게 보존·관리되고 있는 금당벽화의 원본을 양 정상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간사이 지역 동포 약 270명을 초청해 동포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재일민단과 한인회를 비롯해 동포 단체, 시민단체, 경제·문화계 인사, 미래 세대 등 다양한 재일동포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도쿄 방문에 이어 재일동포 사회의 또 다른 중심지인 간사이 지역을 찾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과거 차별과 혐오 속에서도 민족 공동체를 지켜온 동포들을 격려했다.
동포들의 기증으로 건립된 주오사카총영사관 청사와 모국에 대한 재일동포들의 헌신을 언급하며 “동포 여러분이 삶의 터전에서 큰 긍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포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어디에서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씀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먼 이국땅에서 생활하시며 어려움도 많겠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주시고, 본국의 상황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동포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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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를 설명했다. 위 실장은 △‘온고지신’ 정신 실현 △실질 협력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과거사 현안 등 인도주의 차원의 협력 강화 등을 성과로 꼽았다.
위 실장은 양국의 고도(古都)인 경주와 나라에서 약 두 달 간격으로 연쇄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의 정신을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오랜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조명하며 경제·사회·문화 전반에서 현재의 삶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공유하는 한일 협력의 가능성과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또 지방 도시를 순회하며 회담을 연 점은 국토 균형 발전과 지방 활성화라는 공통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기 위한 협력 강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실질 협력 방안으로는 인공지능(AI), 지식재산권 보호, 스캠 범죄 대응 협력이 제시됐다. AI와 지식재산권 보호는 지난해 출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 논의의 연장선에서 향후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 초국가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일본 측은 우리 경찰청 주도로 지난해 출범한 국제 공조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공조 체계화를 위한 관련 문서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조세이 탄광에서 수몰된 조선인 희생자의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점도 인도주의적 협력 성과로 꼽혔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단독 회담에서 첫 번째로 제기한 사안으로, 유족들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는 첫걸음이자 한일 양국이 공유하는 인권·인도주의적 보편 가치를 토대로 과거사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위 실장은 중국과 일본을 잇는 연쇄 순방을 통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실용주의 외교를 실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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