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현 등 일본 일부지역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 식품 안전에 대한 일본의 설명을 청취했다.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추진을 위해 관련 논의가 나온 것으로 보이나, 한국민들의 우려가 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이 앞으로도 한일 정상 간 논의 의제로 오를지 주목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일본 오사카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등 수입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식품 안전에 대한 일본 측의 설명이 있었고 저희는 그 설명을 청취했다"며 "CPTPP에 대한 논의도 있었고 우리가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CPTPP 논의가 있었는데, 우리의 기본적인 접근 방향을 얘기했고,일본 측에서도 기본적인 대응을 했다"며 "상세 논의된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톤으로 논의가 됐고, 실무(부서) 간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그 이슈에 대한 대화는 마무리가 됐다"고 말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작년 12월 가입한 영국을 포함해 현재 회원국은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총 12개국이다. 세계무역기구(WTO)로 대변되는 자유무역 질서가 약화하면서 CPTPP는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도 가입을 검토 중에 있다.
문제는 CPTPP가입을 위해 일본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국민들의 우려가 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데 있다. 이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NHK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일본 수산물의 수입 문제가 하나의 중요한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CPTPP 가입을 위한 일본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이 사안도 중요한 의제다"라고 말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접근을 위해 양국 간에 제대로 의사소통해가고 싶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날 회담 후 양국 정상의 언론 공동 발표 때에는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위 실장은 한편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시마네현 '독도의 날' 행사에 차관급 정무관 대신 장관급 각료를 보내겠다고 선거 과정에서 주장했던 일과 관련해서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독도의날이나 독도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일본측 '독도의 날' 행사는 다음달 22일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에도 독도가 "역사적인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 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본적인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에 변함은 없다"는 입장을 국회 답변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위 실장은 다만 조세이 탄광 문제에 대한 협력을 성과로 강조하며 "유족들의 오랜 염원을 실현한 첫걸음이자 인권과 인도주의적 보편가치를 토대로 과거사를 함께 풀어나가는 실마리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과거사 현안은 현안대로 그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미래를 위한 협력 과제는 또한 그것대로 협력해 나가면서 한일 양국이 진정으로 더 가까워지고 협력의 질을 높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발언 이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등 공급망 압박에 나선 상황에서, 공급망에 대한 협력 의지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공급망에 대한 협력 의지는 정상 간에도 표명됐고 실무간 여러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조금 더 마무리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긴한데 정상간 서로 협력하자는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급망은 우리가 당면한 현안 중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자 국제적 이슈"라며 "한국은 (공급망 통제에) 영향을 받는 나라고"특정재료에 대한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안정적 공급망이라는 건 우리 경제 안보정책에서 주요한 이슈"라고 짚었다. 이어 "서로 이 문제에 대해서 협력하자는데 공감대가 있었고 협력 증진을 위한 여러가지 틀을 실무 전반에 준비하고 있는데 좀더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정상 간 개인적 친분과 신뢰관계 구축"을 꼽았다. 그는 "두 정상이 출범 초기 있었던 일각의 의구심이나 우려와는 정반대로 돈독한 우의를 구축하고 그런 우의와 신뢰를 기초로 앞으로 이것을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며 "협의 말미에 '앞으로 어려운 일 있더라도 우리가 지금구축한 우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풀어나가자'는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은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현 상황에서 우리의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어떻게 실현해나갈지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며 "지난주 국빈방중에 이어 이번주 방일 셔틀외교에까지 이어진 연쇄순방은 우리의 이웃국인 중국, 일본과의 관계를 보다 성숙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우리 민생을 지켜내고자 하는 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은 서로 평화와 안정에 있어서 중요한 파트너임을 확인했고 최근 역내 상황을 포함한 여러 지역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소통했다"며 "이번 방일에서 정상간 진솔한 대화가 각 급에서의 보다 다양한 소통으로 이어져서 한일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공고화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뒷받침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