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신약 가로막는 ‘기형적 제약 생태계’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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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신약 가로막는 ‘기형적 제약 생태계’ 해법은?

헬스경향 2026-01-14 17:10: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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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서영석·김윤 의원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국회토론회 개최
오늘(14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제네릭 중심 구조를 넘는 제약산업 전략’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오늘(14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제네릭 중심 구조를 넘는 제약산업 전략’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2012년 도입된 제네릭 약가산정 기준 53.55%가 14년 만에 사라진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28일 제네릭 약가 최고가를 특허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40%대로 인하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제네릭 중심으로 유지돼온 약가 구조에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늘(14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제네릭 중심 구조를 넘는 제약산업 전략’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언주 의원(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동 개최했다.

■재정 절감 너머 산업 해법 모색 기회 돼야 

서영석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 정부가 K-제약바이오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단순히 약가 정책만으로 바이오 신약시장을 키울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며 “바이오산업의 연구용역 강화와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입 등 정부 정책과 맞물려 유기적으로 추진돼야만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이 K-제약바이오 글로벌 강국으로 가는 결정적 시점”이라며 “오늘 논의가 산업 발전이라는 순기능을 하면서도 건강보험 재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윤 의원은 “우리나라는 제네릭에 연간 약 3.5조원의 재정을 더 쓰고 있다”며 “이 비용이 온전히 산업 발전에 투입된다면 의미가 있지만 지난 20년간 국내 제약 생태계는 제네릭의 약가 차이를 이용해 손쉽게 돈을 버는 일부 소규모 제약 기업들이 난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의 약가 정책이 단편적인 인하에 그치지 않고 기업 입장에서 예측 가능한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며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은 제네릭 중심으로 굳어져 온 제약산업이 혁신 생태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은 “우리나라는 만성질환이 보편화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국내 제약사들은 그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보건안보를 굳건히 지켜왔다”며 “실제로 한국은 국산 신약 41개를 개발했으며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은 3233개로 세계 3위를 기록했고 기술수출도 연간 20조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감축과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약가 정책은 제약바이오의 혁신을 위한 길이어야 하며 오늘 토론회에 논의된 내용이 향후 정부의 약가 정책에 적극 반영돼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정책적 해법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제발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행신 산업정책본부장이 ‘글로벌 제약강국 도약을 위한 국내 제약산업 발전 전략’을,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장선미 교수가 ‘제네릭 약가관리 정책의 국제 비교와 정책 방향’을 각각 발표했다.

■제네릭 중심 산업구조, 고성장 방해요인

이날 발제자로 나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행신 산업정책본부장은 우리나라 제약산업 구조의 문제점에 관해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3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같은 해 의약품 생산실적은 32조9000억원으로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기업 간 격차가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 중 연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이 전체의 약 68%를 차지하며 전체 매출의 50% 이상은 상위 7% 기업이 이끌고 있다. 실제로 연매출 4조원 이상 제약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며 2조원 이상 기업도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두 곳에 불과하다. 

이행신 본부장은 “이러한 수치는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제네릭 중심으로 수익 기반이 취약하고 정책 변화에 대한 완충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며 “아직 중소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 공정개발 역량, 자금 부족 등으로 기반 산업 투자에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민간 R&D 투자는 2011년부터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빅파마 대비 투자 규모는 매우 부족하다”며 “이제 우리나라는 제네릭 중심에서 탈피해 K-블록버스터 탄생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성과기반 차등제 도입·사후관리 실효성 강화 필요

이어 발표를 진행한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장선미 교수는 건강보험에서 제네릭 의약품의 중요성과 정책 방향을 제언했다.

장선미 교수는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통해 효능과 부작용 정보가 상당 부분 확보돼 있기 때문에 다수 기업이 진입해도 공급 불안 우려 없이 가격 정책을 적용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제네릭 약가가 높으면 오히려 신약개발 동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약보다 제네릭 개발이 수익성 면에서 보장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한 성분당 평균 제네릭 수가 5개 수준인 반면 한국은 평균 10개로 두 배 이상 많다.

이는 국내 제네릭 정책 목표 부재로 공정한 제네릭 시장경쟁을 유도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외국의 경우 제네릭의 시장 진입 가격이 얼마인지 관계없이 경쟁을 통해 최저 가격을 수용한다.

실제로 한국은 처음 진입한 가격이 중요하고 더는 내려가지 않는다. 특히 시장규모가 큰 제네릭(고지혈증치료제, 혈압강하제)일수록, 특허 만료 시점이 오래된 성분일수록 한국 가격이 G20국가보다 높았다.

장선미 교수는 “일본의 경우 첫 번째 제네릭은 오리지널 제품 가격의 50% 수준으로, 프랑스는 40%를 차용한다”며 “제네릭 의존만으로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현재 산업 구조에서는 R&D와 신약 개발로 자원이 이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 전망을 고려할 때 제네릭 약가수준 책정과 제약기업 성과에 따라 차등화를 제언했다. 이어 품질이 우수하고 상대적으로 약가가 낮은 의약품을 활성화하는 정책과 약가 사후관리제도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재현 객원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홍정기 상무이사, 한미약품 김상종 이사, 고려대안암병원 김태훈 연구부원장, 보건복지부 임강섭 제약바이오산업과장과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김연숙 과장이 토론에 나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홍정기 상무이사는 “그동안의 정책은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제약산업 육성이라는 측면은 사실상 뒷전이었다”며 “약가정책은 약가인하뿐 아니라 혁신생태계 조성과 제네릭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미약품 김상종 이사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여도를 공정하게 평가해 줄 것을 제언했다. 그는 “약가정책의 결과만큼 과정의 보상도 중요하다”며 “현재 정부가 지정한 혁신형 제약기업뿐 아니라 비혁신 제약기업들 역시 각자의 영역에서 신약 산업을 가속화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안암병원 김태훈 연구부원장은 신약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약가 정책만큼이나 중요한 ‘R&D 인프라의 첨단화’‘융합 인재 양성’ 등 실무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신약 강국은 단순히 약가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에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인프라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며 “임상시험의 디지털 전환과 첨단 인프라 구축은 신약개발의 속도를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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