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대표기자| 금융당국이 보험 판매수수료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질한다. 계약 초기에 과도하게 지급되던 수수료 관행을 바로잡고, 계약 유지와 사후 관리에 보상이 연동되는 체계를 도입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보험 판매수수료를 최장 7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도록 하고 수수료 산정·공시·관리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있다.
그동안 보험 판매수수료는 계약 체결 초기 집중 지급되면서 단기 실적 위주의 영업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잦은 계약 해지와 이른바 ‘갈아타기’가 반복되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초기 사업비 부담이 완화되자 수수료 경쟁이 더욱 과열되며 보험료 인상과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까지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우선 계약 유지율 제고를 위해 ‘유지관리 수수료’를 새로 도입한다. 기존 선지급 수수료와 별도로, 계약이 유지되는 경우에만 최대 7년간 분할 지급되는 방식으로 설계사의 사후 관리 책임을 강화한다. 계약 유지 5~7년 차에는 장기 유지관리 수수료도 추가 지급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보험계약의 2년 유지율은 69.2%로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싱가포르(96.5%) ▲일본(90.9%) ▲대만(90%) ▲미국(89.4%) 등 주요국은 대부분 90% 안팎의 유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첫해 판매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1200%룰’을 GA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정착지원금과 각종 시책 수수료까지 모두 포함해 한도를 산정하도록 했다.
여기에 수수료와 해약환급금의 합이 납입보험료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 기간을 보험계약 전 기간으로 확대해 차익거래 가능성을 차단한다. 소비자 정보 제공도 대폭 강화된다. 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군별 판매수수료율과 선지급·유지관리 수수료 비중이 비교·공시된다.
설계사 500명 이상이 소속된 대형 GA는 상품 판매 시 제휴 보험사 현황과 함께 추천 상품의 수수료 등급(5단계)과 순위를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한다.
판매수수료 개편과 함께 보험사 내부 통제 장치도 손질된다. 보험사 상품위원회가 상품 개발부터 판매 이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며 사업비 수준과 수익성, 불완전판매 가능성 등을 심의한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상품 판매를 보류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는 제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수료 비교·공시와 상품위원회 기능 강화는 오는 3월부터 GA에 대한 1200%룰 확대 적용과 비교·설명 의무는 7월부터 시행된다. 설계사 수수료 분급 제도는 2027년 1월 4년 분급으로 시작해 2029년부터 7년 분급 체계로 전환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도 시행 전까지 준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보완 조치는 신속히 마련할 것”이라며 “제도 개편을 계기로 한 절판 마케팅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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