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소청·중수청 입법예고 법안,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기자설명회를 열고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개혁 취지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내용”이라며 “국회가 대폭 수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을 오는 26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중수청은 검찰이 보유해 온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을 행정안전부 산하 독립 조직으로 이관받아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외환·국가보호·사이버 등 이른바 ‘9대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기구이고, 공소청은 수사권을 배제하고 기소와 공소 유지 기능만 담당하는 구조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중수청의 수사 범위 확대를 문제 삼았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선거·마약·사이버 범죄를 수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수청은 전국적 조직으로 설계되지 않았는데 선거 범죄를 담당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행안부 장관 소속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국가수사본부와 수사 범위가 중복돼 관할권 다툼이 불가피하다고 짚었고, 사이버 범죄에 대해서는 “법률상 개념 정의가 없는 상태에서 시행령 통치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수청 조직 구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부안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출신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법조 엘리트 중심 구조를 유지하려는 제도 설계”라며 “검찰 권력 구조를 사실상 유지하는 장치”라고 비판했다.
박용대 민변 사법센터 부소장은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가 정리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와 조직 개편이 동시에 가야 하는데, 조직부터 만들어놓고 제도를 나중에 맞추겠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병두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은 중수청의 우선수사권과 사건 이첩권을 두고 “결국 검찰에 종속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며 “보완수사권이 남을 경우 검찰·중수청·국수본이 얽히는 새로운 삼중 수사 체계가 만들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민사회는 이번 정부안이 검찰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적으로 재결집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비판에 더해 정부 개혁안을 직접 설계했던 내부 인사들까지 등을 돌리면서 파장은 커지고 있다.
서보학·황문규 교수와 김필성·한동수·장범식·김성진 변호사 등 전날 사퇴한 전직 검찰 개혁추진단 자문위원 6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하고도 철저한 검찰개혁 촉구문’을 발표하며 “중수청 법안은 검찰 특수부를 격상시켜 제2의 검찰청을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총리실이 공개한 공소청·중수청 법안은 자문위원들이 논의하고 제시한 의견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며 “당혹감을 넘어 뒤통수를 맞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문위가 검토조차 하지 않은 내용들이 법안에 대거 포함됐다”며 “추진단이 자문위를 들러리로 세워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수청 수사 범위와 관련해 “자문위원들은 4대 범죄로 범위를 좁히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실제 법안에는 논의조차 없던 사이버 범죄까지 포함돼 9대 범죄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조직 구조에 대해서도 “다수 위원이 수사관 일원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 구조로 설계됐다”며 “검사 출신을 특별 대우하기 위한 장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원적 구조는 조직 내 갈등을 키우고 우수 인력 확보에도 치명적인 장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수청이 수사를 개시하면 공소청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사건과 관련한 추가 입건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공소청이 수사에 전면 개입할 통로를 열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소청 법안에 대해서도 “자문위원 다수가 고검을 폐지한 2단 구조를 제안했지만 현행 검찰의 3단 구조가 그대로 유지됐다”며 “검사의 직무 범위도 오히려 확대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수사 지휘·통제로 남용될 수 있는 독소 조항이 숨어 있다”며 “법무부 탈검찰화 조치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검사들이 특수·중대범죄 수사를 계속 독점하도록 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쥔 검찰청을 부활시키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며 “대검 중수부 검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검 중수청’이 현실화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추진단 회의를 주재하며 해체돼야 할 검찰 카르텔을 오히려 강화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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