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됐습니다. 앞서 9일 열린 결심 공판이 15시간 가까이 지연되며 구형이 연기된 바 있죠. 당시 재판부가 "다음 기일에는 무조건 끝낸다"라고 못 박은 만큼, 13일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내란 혐의 주요 피고인들의 구형이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4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이날 결심 공판에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해 줄 것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 요청했습니다. 또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구형했습니다.
구형의 배경이 담긴 특검 측 최후 진술은 박억수 특검보가 맡았습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계엄령 선포의 원인이라고 주장해 온 '반국가세력'은 오히려 그들 자신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직후부터 국민은 1980년의 전두환 · 노태우 세력의 비상계엄과 권력 찬탈의 기억을 떠올리며 극도의 불안과 분노를 표출했다"라며 "국회 · 선관위 봉쇄, 정치인 체포 및 언론사 봉쇄 시도, 무장한 군과 경찰의 대규모 동원이라는 일련의 사태는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성취가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켰다"라고 했습니다. 헌정 사상 유일하게 내란 수괴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전직 대통령, 전두환의 존재가 있었음에도 비상계엄을 수단화한 내란 획책에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셋 뿐인데요. 특검보는 "양형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참작할 만한 감경 사유가 전혀 없는 피고인에 대하여 법정 최저형인 무기형으로 형을 정하는 것이 과연 양형의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관하여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이 중 가장 무거운 사형을 구형한 까닭을 밝혔습니다. 더불어 한국에서 사실상 폐지 상태인 사형의 존재 의의도 언급했습니다. 특검보는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음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법정에서 자신을 사형에 처해 달라는 말을 들은 윤 전 대통령은 수수께끼의 웃음을 보였습니다.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그는 "이 사건 공소장은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일 뿐"이라며 "우리나라를 오래전부터 지배해 온 어둠의 세력들과 국회에서 절대다수의 의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의 호루라기 소리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어 물어 뜯는 이리떼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이 사건이 갖는 헌법적 함의와 대통령으로서 국가 위기 상황에서 헌정 붕괴와 국정 마비를 막으려 했던 엄중한 책임감에 대해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라며 "그것은 결코 국헌문란이 될 수 없다. 폭동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는 내란이 될 수 없다"라고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등의 1심 선고는 2월 19일 오후 3시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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