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제육볶음을 만들다 보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 레시피대로 했는데, 기사식당에서 먹던 그 불맛과 깊은 풍미는 좀처럼 따라오지 않는다. 고기는 질기고, 양념은 겉돌거나 쉽게 타버린다. 이 차이를 만드는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들기름이다. 제육볶음에 들기름을 더하면 집에서도 기사식당 못지않은 맛을 구현할 수 있다.
들기름은 한국 음식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돼 온 기름이지만, 제육볶음에 넣는 경우는 아직 낯설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보통은 식용유나 고추기름을 사용하지만, 들기름을 활용하면 고기의 잡내를 잡고 양념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돼지고기 특유의 지방 향과 들기름의 고소함이 만나면, 따로 불맛을 내지 않아도 깊고 진한 맛이 완성된다.
유튜브 '양장금주부'
제육볶음에 들기름이 잘 어울리는 이유는 성분에서 찾을 수 있다. 들기름에는 알파리놀렌산이 풍부해 향이 강하고 고소하다. 이 향이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자연스럽게 눌러주고, 고추장 양념의 매운맛과 단맛을 부드럽게 이어준다. 그래서 들기름을 넣은 제육볶음은 맛이 튀지 않고 전체적으로 둥글게 어우러진다.
조리 과정에서도 들기름의 역할은 분명하다. 먼저 돼지고기는 앞다리살이나 목살처럼 적당한 지방이 있는 부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너무 살코기만 사용하면 들기름의 풍미가 잘 배지 않는다. 고기는 한 번에 볶기보다는 팬을 충분히 달군 뒤 넓게 펼쳐 굽듯이 익혀야 수분이 빠지지 않는다.
팬에 고기를 올릴 때 식용유 대신 들기름을 소량 먼저 두른다. 이때부터 고기에서 고소한 향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고기를 완전히 볶기 전, 겉면이 익어갈 때쯤 양파와 양배추 같은 채소를 넣어 함께 볶는다. 채소에서 나오는 수분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들기름 향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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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은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다진 마늘, 설탕을 기본으로 하되, 미리 고기에 재우지 않고 볶는 중간에 넣는 것이 좋다. 들기름을 넣은 상태에서 양념을 바로 넣으면 타기 쉬우므로, 불 조절이 중요하다. 중불 이하에서 천천히 볶아야 들기름 특유의 향이 날아가지 않는다.
제육볶음에 들기름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주의점은 양이다. 들기름은 향이 강한 기름이기 때문에 많이 넣으면 오히려 느끼하거나 쓴맛이 날 수 있다. 처음부터 많이 넣기보다는, 볶는 과정에서 소량을 사용하고 마지막에 한 번 더 둘러주는 방식이 좋다. 완성 직전에 들기름을 살짝 더하면 불에 날아가지 않은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불 세기다. 들기름은 연기가 나는 온도가 낮은 편이라 강불에서 오래 가열하면 향이 변질될 수 있다. 기사식당처럼 센 불에서 빠르게 볶고 싶다면, 처음에는 들기름을 쓰고 중간 이후에는 불을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불 조절만 잘해도 집에서도 충분히 완성도 높은 제육볶음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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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측면에서도 들기름을 활용한 제육볶음은 장점이 있다. 들기름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은 돼지고기의 지방 부담을 완화해주고, 소화에도 비교적 부담이 적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도 속이 덜 더부룩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하지만, 적절히 사용하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집에서 만드는 제육볶음이 늘 평범하게 느껴졌다면, 들기름을 한 번 더해보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복잡한 비법이나 특별한 재료 없이도 기사식당의 맛에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제육볶음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마지막 한 수, 그 답은 들기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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