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진(002320)이 e스포츠를 통해 브랜드의 세대교체에 나섰다. 산업 인프라로 인식돼 온 물류 기업의 이미지를 글로벌 팬덤과 연결된 문화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무대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다.
한진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사옥에서 브리온이스포츠와 네이밍 스폰서십 협약식을 열고, 2028년까지 3년간 파트너십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브리온이스포츠는 2026년 정규 시즌부터 '한진 브리온'이라는 팀명으로 LCK 무대에 나선다.
이번 스폰서십은 단발성 마케팅이 아니다. 한진이 2025년 선포한 신규 CI를 글로벌 무대에 각인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혁신적인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재정립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LCK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40대 시청 비중까지 확대되며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콘텐츠로 진화했다. 글로벌 누적 시청시간은 연간 2억 시간을 훌쩍 넘고, e스포츠 전체 시장의 전 세계 시청자 수는 6억명을 넘어선다.
한진이 이 무대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미래 고객이 이미 모여 있는 공간에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왼쪽부터 조현민 한진 사장과 임우택 브리온이스포츠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한진
한진은 팀명 노출에 그치지 않는다. 중계 화면과 SNS를 통한 글로벌 노출은 물론, 서울 성수동의 브리온 성수 외벽 광고 등 오프라인 접점까지 활용해 신규 CI를 반복적으로 노출할 계획이다. 물류 기업의 이름이 경기결과와 선수 서사, 팬덤 커뮤니티 속에서 자연스럽게 회자되도록 설계된 구조다.
이는 브랜드를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팬 경험의 일부로 스며들게 하려는 전략에 가깝다.
이번 협업의 또 다른 축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한진은 6개 국어를 지원하는 글로벌 직구 플랫폼 훗타운(HOOTTOWN)을 통해 해외 팬덤을 겨냥한 전용 굿즈 판매를 추진하고, 디지털 물류 플랫폼 원클릭을 활용해 글로벌 배송과 유통을 담당한다.
특히 브리온의 팬층이 두터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은 한진이 주목하는 핵심 지역이다. e스포츠 팬덤을 매개로 콘텐츠–커머스–물류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실험하는 셈이다.
브리온이스포츠의 모기업인 브리온컴퍼니와의 협업도 눈에 띈다. 브리온컴퍼니는 다양한 종목의 국가대표 급 선수 매니지먼트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운영 경험을 보유한 스포츠 마케팅 전문 기업이다. 한진은 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e스포츠를 넘어 추가적인 스포츠·문화 영역으로의 사업 연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LCK는 전 세계 미래 세대의 지지를 받는 파급력 있는 글로벌 콘텐츠다"라며 "한진 브리온을 통해 글로벌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한진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더욱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진의 이번 선택은 물류 기업의 마케팅 방식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배송 속도나 네트워크 규모를 강조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고객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 브랜드를 먼저 경험하게 하겠다는 접근이다.
e스포츠는 국경을 넘고 언어 장벽이 낮으며, 팬덤의 결속력이 강하다. 한진이 LCK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단기적인 노출 효과가 아니라 글로벌 미래 세대와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이다.
'한진 브리온'이라는 이름이 경기결과와 함께 회자되고, 팬덤 굿즈가 글로벌 물류망을 통해 배송되는 경험이 반복될수록, 한진의 브랜드는 물류 기업을 넘어 일상과 문화에 연결된 글로벌 플랫폼에 가까워진다.
e스포츠를 택한 한진의 행보는 물류 산업 역시 브랜드 전환의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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