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 해고노동자 복직을 요구하며 336일간 고공농성을 이어온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이 14일 농성을 해제했다. 노사 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고 지부장은 지상에서 정리 해고 철회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와 세종호텔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중구 명동역 1번 출구 고공농성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지부장의 고공농성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고 지부장은 지난해 2월 13일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에 올랐다. 이날 336일 만에 크레인을 타고 내려온 고 지부장은 "세종호텔 정리해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더 코로나를 핑계로 한 노조 파괴, 정리해고임이 매일 증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지부장은 "(사측으로부터) 복직에 대한 답을 받아내진 못했지만 아래(지상)에서 동지들과 노동권 쟁취와 정리 해고 철회, 교섭 창구 단일화와 악법 폐지 투쟁 등을 해나가면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조차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로 인해 노동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거쳐 온전한 교섭권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고도 강조했다.
노조 측은 고공농성이 장기화했지만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고 지부장의 건강 회복과 지상 투쟁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지부장은 이날 오후 3시 예정된 7차 노사 교섭에도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민주노총 조합원 12명을 포함해 직원 15명을 정리해고했다. 20여 년간 세종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해온 고 지부장 역시 이 과정에서 해고됐다.
대법원은 2024년 사측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지만, 노조는 이후 호텔의 경영 상황이 개선된 만큼 복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서 종식됐다고 얘기하지만, 그것을 핑계로 자행된 노동조합 혐오와 파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세종호텔 정리해고는 코로나19라는 국가 재난을 명분으로 한 '기획된 노조 파괴'"라며 "고진수 지부장이 8차선 도로 위 철탑 위로 올라가야만 했던 이유는 해고 노동자가 기댈 곳조차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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