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4일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 주장과 관련 "차분·담담하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며 "사람에 따라서는 이것이 남북관계(진전)의 무슨 계기가 된다는 희망적 사고를 전개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희가 일하는 입장에서 거기까지 가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일본 나라 현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 정상외교 관련 브리핑을 하던 중, 무인기 문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이 언급한 '희망적 사고를 전개하는 사람'이란 이재명 정부 통일부를 간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전날 당국자 브리핑에서 이 사안에 대해 "정부의 대응에 따라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소통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에 이날 아침 북한의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한국 통일부가 13일 나의 담화와 관련해 '소통'과 '긴장완화'의 여지를 두었다고 나름 평한 것을 지켜보았다"며 "한심하기로 비길 짝이 없다", "서울이 궁리하는 '조한(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희망 부푼 여러가지 개꿈들은 전부 실현불가한 망상"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 실장이 이번 무인기 사태 공동조사 등을 계기로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섣부른 기대를 갖기 보다는 '담담하게 우리가 할 일을 하자'고 톤 조절에 나선 셈이다. 특히 위 실장이 언급한 "희망적 사고"라는 표현이 갖는 비판적 뉘앙스가 주목된다.
위 실장은 "외교안보 사안을 다룰 때는 어떤 사안이라도 차분히, 담담하게, 의연하게, 진중함과 격을 갖고 하겠다"며 "정부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개인적으로 희망적 사고나 우리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해석하려 할 수 있지만, 북한과 관련해서는 냉정·냉철하고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은 남측이나 미국 측에 완벽한 단절, 강력한 거부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며 재차 "차분하게 담담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무인기 사건 관련 현 상황에 대해서는 "(무인기 비행을) 누가 했는지 파악이 되면 대처를 할 것이고, 북한과의 대화나 접점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법률과 정전협정 체제, 남북 긴장 완화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하며 "북한과 무엇을 하는 단계라기보다는 우리 안의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북한이 '무인기를 보냈다'고 얘기했는데 (그 시점에서) 정부가 알고 있었던 게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파악을 해보았고, 군이나 정부 측에서 한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 정부가 아닌 민간이 했을 가능성을 파악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는) '북한이 제기하니까 한다'는 것이 아니라,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는 것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높고 정전협정 위반이서 그냥 지나갈 수 없고 의법조치를 해야 한다. 처벌 사항이 있으면 처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특히 그러면서 "북한이 전에 우리한테 무인기를 보낸 경우도 있다"며 "청와대, 용산에 온 것도 있고 많이 있다. 그것 또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균형된 입장에 따라 서로 교신할 게 있으면 하고 짚을 게 있으면 짚고…(하면 된다)"라며 "바람직한 것은 그런 위반 사항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한편 지난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의 조기 복원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언론 보도가 최근 나온 데 대해 "정부 방향이 9.19 합의를 복원한다는 방향이고 (이는) 대통령께서 주신 지침이기도 하다"며 "필요한 논의도 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 복원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이며, 이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위 실장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지금 당장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고 했다. 9.19 합의 복원의 목표 시점에 대해서는 "우선 우리 내부의 의견 조율(을 거쳐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경우에 파생되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느냐 하는 백업플랜 등을 세워야 한다. 시간이 좀 걸린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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