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검찰청 만드는 것…검사 수사지휘·통제 독소조항 숨어 있어"
"4대범죄 수사·조직 일원화·공소청 2단구조 제시했지만 반영 안 돼"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전(前) 자문위원들은 14일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해 "중수청 법안은 검찰의 '특수부'를 중수청으로 격상시켜 제2의 검찰청을 만들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서보학·황문규 교수와 김필성·한동수·장범식·김성진 변호사 등 정부안에 반발해 전날 사퇴한 전직 위원 6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발표한 '완전하고도 철저한 검찰개혁 촉구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총리실에서 공개한 공소청·중수청 법안은 자문위 논의 상황이나 의견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며 "자문위원들은 당혹감을 넘어 뒤통수를 맞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은 자문위가 검토해 의견을 제시한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고 많은 내용은 검토조차 되지 않은 것"이었다며 "추진단이 자문위를 들러리로 내세워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중수청 법안의 경우 자문위원들은 수사 대상을 4대 범죄로 좁혀서 수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논의조차 되지 않은 사이버 범죄를 포함한 9대 범죄로 확대됐다고 했다.
또 다수 위원이 중수청 조직을 수사관으로 일원화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이란 '이원 조직'으로 설계됐다며 "검사 출신을 특별대우하기 위해 수사사법관이라는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원적 조직구조는 조직 내 화합을 해치고 갈등을 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수사관을 모집하는데 결정적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수청은 수사를 시작하면 공소청 검사에게 통보해야 하고 공소청 검사는 중수청에서 송치한 사건과 관련한 다른 사건도 입건할 것을 요청할 권한도 있다며 "공소청이 수사에 전면 관여하는 통로를 열어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공소청 법안의 경우 자문위원 대다수는 고검을 폐지한 2단 조직구조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도 현행 검찰의 3단 구조가 유지됐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검사의 직무에 관해서도 검찰청법에 규정된 것보다 더 늘어난 데다 자의적인 확대 해석이 가능한 조항도 포함됐다며 "검사의 수사 지휘·통제로 남용될 수 있는 독소 조항까지 숨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위한 규정 개정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법무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할 검사들이 오히려 법무부를 장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법안에는) 검사들이 계속 특수·중대범죄 수사를 독점하도록 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쥔 검찰청을 부활시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안이 대검 중수부 검사들의 오랜 꿈이었던 '대검 중수청'을 실제 구현한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추진단과 매주 1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해체해야 할 검찰 카르텔을 더 공고히 하는 법안을 마련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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