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병기 자택 압수수색....그래도 ‘민주당 X파일’로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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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병기 자택 압수수색....그래도 ‘민주당 X파일’로 버티기?

투데이신문 2026-01-14 11:26: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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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 출석을 마치고 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 출석을 마치고 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한 제명을 결정하자 김 전 원내대표는 재심 청구 입장을 밝히며 “법적 책임이 하나라도 있다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결백을 주장하는 동시에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간 셈이다.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의결과 자진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겹치며 안팎에서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김 전 원내대표가 끝내 민주당을 떠나지 않는 배경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은 엇갈린다.

3선 중진 의원으로서 선당후사를 내세우기보다 법리적 논리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우선시한 ‘선사후당(先私後黨)’을 택한 데에는 나름의 계산과 아직 꺼내지 않은 카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김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한 수사가 미진할 경우 양당이 공동으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야당은 공천헌금 의혹의 최종 목적지로 청와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넘어 이재명 대통령을 겨누고 있다. 

이처럼 김 전 원내대표가 향후 어떤 방식의 대응이나 폭로에 나설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당은 그를 둘러싼 또 하나의 정치적 부담을 떠안은 형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통해 “저에게 민주당이 없는 정치는 사형선고와도 같다”며 탈당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제기된 의혹 중 하나라도 법적 책임이 있을 시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법적 잘못이 있다고 스스로 의심한다면 마지막까지 당에 부담을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모든 논란의 정치적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책임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물러날 수는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김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13가지 의혹 가운데 징계 시효를 넘긴 사안들을 제외하더라도 제명에 이를 만큼 중대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원내대표 측은 대부분 의혹을 부인하고 쿠팡 고가 식사, 제주 호텔 숙박권 수수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의혹에 대해서는 3년이 지난 징계 시효가 소멸됐다는 논리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도덕성과 정치적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당규와 징계 시효 등 법리적 판단의 영역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경찰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경찰은 15일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원내대표의 주거지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각각 1000만원과 2000만원을 가족·측근을 통해 받았다가 반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대상에는 배우자와 관련 동작구의원 A씨도 포함됐으며, 경찰은 자금 전달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8~9일 이들에게 돈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 동작구의원 2명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기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기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렇듯 당과 경찰의 압박이 동시에 김 전 원내대표를 옥죄는 가운데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강선우 의원과의 녹음 정황은 정국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가 공관위 간사 시절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 의원과의 대화를 녹음해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당시 강 의원이 대화 내내 흐느껴 울 정도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김 전 원내대표에게 개인적 상의를 했고, 김 전 원내대표는 “못 들은 걸로 하겠다”고 하면서도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은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당장은 선을 긋되, 향후를 대비한 자기 보호용 기록 아니었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 녹취나 관련 자료가 드러날 경우, 그 해석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과 의혹 제기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원내대표가 당내 민감한 정보를 담은 이른바 ‘민주당 X파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국정원 출신으로 당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며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력 때문이다. 사실 여부와 별개로 김 전 원내대표의 완강한 태도를 단순한 결백 주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태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4일 “(김 전 원내대표는) 정치적으로 끝났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의 재심 청구에 대해 “정치인과 정당은 법적으로 따지는 게 아니다”라며 “정치적 판단은 제명 처분이 내려진 12일부로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당내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이 사안을 고리로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김 전 원내대표의 다음 행보에 따라 정국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와 김현지 실장 등 관련 인사들은 “당시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수사와 재심 결과가 맞물리는 향후 국면은 민주당에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김 전 원내대표가 내세운 ‘정치 은퇴’ 약속은 결백 입증을 넘어, 법리와 증거를 앞세운 장기전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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