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T(030200)가 가입 해지 시 위약금을 면제한 2주간 31만명의 가입자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만2000여명이 KT를 떠났다.
이에 KT가 발표한 고객 보상안에 요금 할인 등 금전적 보상이 빠져 가입자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KT 대리점. ⓒ 연합뉴스
◆위약금 면제 막판에 이탈 수요 집중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4일간 KT에서 다른 통신사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는 약 31만명에 달한다.
특히 위약금 면제 막판에 이탈 수요가 집중됐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막판 이탈 고객 수요가 집중되며 위약금 면제 기간 총 이탈 중 31%가 몰렸다.
KT가 위약금을 소급 환급해주기로 한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30일까지 KT 이탈 고객은 약 35만명이다. KT가 환급해줘야 할 고객은 약 66만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 박지혜 기자
KT 위약금 면제 기간 중 SK텔레콤(017670)으로 이동한 비중은 이동통신 3사 기준 74.2%로 가장 높았다. 알뜰폰을 포함해도 64.4%로 SK텔레콤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KT는 23만8062명이 순감했으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032640)는 각각 16만5370명, 5만5317명 순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침해 사고 때 이탈한 고객 대상 재가입 시 가입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원복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가입자 이동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KT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총 번호이동 건수는 약 66만건으로, 하루 평균 4만7000여건의 번호 이동이 발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단말 출시, 위약금 면제 등 이슈가 없을 시 평상 시 하루 평균 번호이동이 약 1만5000건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큰 번호이동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체감도 낮은 보상안·마케팅 경쟁' 영향 끼쳐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30일까지 고객 순증을 기록한 KT가 위약금 면제 시작과 함께 큰 고객 이탈이 발생한 배경 중 하나로 체감도가 낮은 보상안이 꼽힌다.
위약금 면제 시작 전날 KT가 발표한 고객 보상안에 요금 할인 등이 빠져 '맹탕 보상'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SK텔레콤이 요금 50% 할인 등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KT는 데이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등 비금전적 보상에 치중해 실질적인 요금 절감 효과가 낮았다.
특히 '매월 100GB 데이터 추가 제공'은 이미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쓰는 고가 요금제 사용자들에게는 혜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KT 위약금 면제 발표로 촉발된 보조금 대란도 대규모 이탈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통 3사 모두 해당 기간 동안 큰 규모의 보조금 정책을 집행해 번호이동 고객 수요를 자극했다.
이통 3사 간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른바 '성지'로 불리는 일부 유통점을 중심으로 '공짜폰'을 넘어 현금을 얹어주는 '차비폰'까지 등장했다.
일부 유통망에서는 단말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평상시에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갤럭시 S25'와 '갤럭시 Z 플립7'이 품귀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대규모 고객 이탈로 인해 전산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요일 예약까지 개통돼 트래픽이 몰리는 월요일(1월5일·12일)과 1월6일 간헐적인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위약금 면제 기간 중 KT 고객이 상당수 이탈한 배경에는 보안에 대한 불신과 실효성 낮은 보상안, 마케팅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T가 내놓은 고객 보상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대규모의 자금을 신규 고객 유치에 사용하며 실제 해킹 피해자인 기존 고객들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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