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보도…'동병상련' 양국, 멍완저우 갈등 딛고 화해 무드
카니 加 총리, 시진핑·리창 만나 무역·농업·에너지 논의 예정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국익만을 앞세운 초고율 관세 정책이 한동안 멀어졌던 중국과 캐나다를 화해로 이끌었다고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4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초고율 관세를 무기로 동맹인 캐나다와도 불화하고, 오랜 기간 갈등과 대립 끝에 중국과는 '1년 관세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중국과 캐나다 양국이 무역관계 재정립에 나선다고 전했다.
실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날부터 17일까지 중국을 방문하며 이 기간에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창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 권력 서열 1∼3위를 모두 만나 무역·농업·에너지 문제를 논의한다.
작년 10월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카니 총리와 시 주석이 공식 회담을 했지만, 캐나다 총리의 방중은 이번이 8년 만이라고 SCMP는 소개했다.
미중 1차 무역전쟁 때인 2018년 캐나다가 미국 요청으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도 캐나다인 2명을 간첩 혐의로 구금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했다.
2021년에는 중국이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2023년에는 중국계 캐나다인 정치인에 대한 사찰 의혹이 터져 갈등이 격화했다.
2024년 들어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매겼고 중국도 캐나다산 카놀라유·돼지고기·해산물에 관세 보복으로 맞서면서 경제적 충돌로 이어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무차별적 초고율 관세 부과 정책을 편 것을 계기로 중국과 캐나다가 동병상련 처지가 됐다.
특히 작년 4월 28일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카니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자유당이 중도 우파 보수당을 꺾으면서 캐나다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 등 멸시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쏟아내 온 가운데 '미국과의 인연은 끝'이라고 맞선 카니 총리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캐나다와의 동맹 관계도 염두에 두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 승리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의 대중국 관계 회복 모색이 추진됐다는 분석이다.
카니 총리는 방중에 앞서 지난 7일 "캐나다는 경제를 더 강력하고 외부 충격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철강과 목재를 포함한 캐나다산 핵심 상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데 맞서 미국 이외 주요국과의 무역선 다변화를 시급히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중국 역시 지난해 미 행정부와 피 말리는 초고율 관세 부과와 무역 협상을 벌인 끝에 1년 관세 휴전을 이루기는 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와의 무역 관계 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캐나다의 대중국 주요 수출품은 원유·구리·철 등이고 중국은 주로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을 수출한다. 이외에 중국은 2024년 캐나다산 카놀라유 34억달러 상당을 수입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1월 중국과 캐나다 간 교역액은 821억5천만달러에 달했으나, 이는 전년 동기대비 4.45% 감소한 수치였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의 자얀트 메논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캐나다산 원자재 외에도 농산물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갖고 있으며 캐나다는 더 많은 중국인 관광객과 대학생들의 유학을 바라고 있다"고 짚었다.
미 무역대표부 출신인 협상 전문가인 스티븐 올슨은 미국과의 관계가 매우 불안한 중국과 캐나다는 어떻게 하면 양국 관계를 안정적인 기반 위에 세울 수 있을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윌라멧대학교의 량얀 경제학과 교수는 "카니 총리의 이번 방중이 양국 관계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ING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린송은 카니 총리의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과 캐나다 간 관세가 주목해야 할 관심 분야"라고 지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무역 분야 이코노미스트인 해리 머피 크루즈는 "중국과 호주의 이전 대화처럼 중국과 캐나다도 향후 몇 개월 동안 고위급 회담을 진행해 실질적인 협상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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