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독감에 걸리면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임시 감독 선임 계획에 변수로 작용했다. 운명이 이끈 마이클 캐릭 선임과 함께 맨유의 올 시즌 현실적 목표는 무엇일까.
14일(한국시간) 맨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2026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마이클 캐릭이 1군 감독으로 부임한다”라고 발표했다. 스티브 홀랜드, 조너선 우드게이트, 조니 에반스, 트래비스 비니언, 크레이그 모슨이 캐릭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으로 합류한다.
친정으로 돌아온 캐릭 감독은 “맨유를 이끄는 책무를 맡아 영광이다. 이곳에서 성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 내 목표는 이 훌륭한 클럽에서 선수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거다”라며 “는 선수들의 재능과 헌신, 이곳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전적으로 확신한다. 이번 시즌에는 싸워야 할 것이 많고, 우리는 힘을 합쳐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일 준비가 됐다”라고 흔들리는 맨유를 바로잡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캐릭 감독은 선수 시절 박지성,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과 함께 ‘그 시절’ 맨유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선수다. 은퇴 후 캐릭은 친정 맨유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7-2018시즌 말미부터 플레잉코치로 일했고 2018-2019시즌부터는 정식 코치로서 선임됐다. 주제 무리뉴 감독을 보좌했고 뒤이어 부임한 솔샤르 감독 체제에서도 코치 역할을 수행했다. 2021-2022시즌 중반에는 솔샤르 감독 경질 여파를 수습하기 위해 감독대행도 역임했다. 다만 캐릭 감독은 랄프 랑닉 임시 감독이 부임한 뒤 팀을 떠났다. 이후 캐릭 감독은 2022-2023시즌부터 3시즌 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미들즈브러를 지휘하며 정식 감독 경험도 쌓았다.
앞서 서술한 캐릭 감독의 현장 경험은 그가 단순한 ‘이름값’ 인선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런데 캐릭 감독이 다시 맨유로 돌아오기까지 기가 막힌 우연이 작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캐릭 감독 선임 전까지 복수의 현지 매체는 솔샤르 감독의 맨유 복귀 가능성을 전망했다. 실제로 맨유 수뇌부는 후벵 아모림 감독 경질 후 임시 감독 후보로 솔샤르 감독, 캐릭 감독 그리고 뤼트 판니스텔루이 감독을 최종 후보군으로 고려했다.
그중 가장 앞서 있던 건 세 후보군 중 정식 감독으로 확실한 성과를 낸 바 있는 솔샤르 감독이었다. 솔샤르 감독은 지난 2018-2019시즌 무리뉴 감독 경질에 뒤이은 감독대행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썼고 2019-2020시즌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해당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등 3개 컵대회 4강 진출을 이끌었고 이어진 2020-2021시즌은 PL 2위, 유로파리그 준우승으로 더욱 성적을 끌어올린 바 있다.
맨유 역시 솔샤르 감독을 우선 접촉 대상으로 낙점하고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솔샤르 감독의 건강 상태가 맨유 계획에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선임 과정을 주도한 제이슨 윌콕스 디렉터는 초기 유력 후보로 솔샤르 감독을 고려했고 주중 노르웨이로 이동해 곧장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주 솔샤르 감독이 독감에 걸리며 외부 일정을 전부 연기했다. 여기에는 임시 감독 면접도 포함돼 있었다.
그 사이 맨유 수뇌부는 2순위인 캐릭 감독과 대면 미팅을 우선 진행했다. 위 매체는 “캐릭 감독이 시즌 남은 기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했고, 윌콕스 디렉터와 오마르 베라다 CEO는 그 계획과 캐릭의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미완의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캐릭 감독의 포부에 감명한 수뇌부는 이어진 솔샤르 감독과 미팅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어떠한 확답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 운명의 1주일 이후 복수 매체를 통해 캐릭 감독의 맨유 임시 감독 부임 소식이 보도됐다.
맨유는 캐릭 감독 선임이 미래를 향한 한 걸음의 도약이라고 느꼈다. 이미 구단에서 한차례 실패를 맛본 솔샤르 감독 재선임은 그만큼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디애슬레틱’은 “솔샤르의 복귀는 구단 수뇌부가 과거로 되돌아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반면, 캐릭을 선택하는 것은 보다 깔끔한 단절을 의미한다”라며 “알렉스 퍼거슨 경 역시 캐릭의 선임을 선호했다”라고 밝혔다. 추가적으로 솔샤르 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식 감독직을 더 원했던 걸로 알려졌다.
캐릭 감독의 친정 복귀는 어쩌면 운명이 이끈 결정이다. 그렇다면 캐릭과 함께 나아갈 맨유의 올 시즌 현실적 목표는 무엇일까. 위 매체에 따르면 현재 맨유 수뇌부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확보를 현실 과제로 인식 중이다. 올 시즌 맨유는 자국 컵대회에서 모두 첫 경기 탈락하며 일찌감치 리그에 집중하게 됐다. 현재 맨유는 승점 32점으로 7위, UCL 진출권이 걸린 5위와 불과 1점 차다. 그러나 하위권과 격차도 크지 않다. 12위 에버턴과도 고작 3점 차다.
캐릭의 맨유 임시 감독 데뷔전 승패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상대가 하필 지역 라이벌 구단이다. 맨유는 오는 17일 맨체스터시티와 홈경기를 치른다. 지난 첫 맞대결에서 0-3으로 패한 맨유는 안방에서 캐릭 감독과 함께 설욕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현실적 목표를 향한 확실한 첫걸음이 될지 주목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및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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