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트블록이 보여준 STO의 가능성과 한계- 디지털자산 시대,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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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센트블록이 보여준 STO의 가능성과 한계- 디지털자산 시대,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월간기후변화 2026-01-14 08:05:00 신고

▲ 전태수 기자    

루센트블록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증권형 토큰(STO)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험한 기업 중 하나다. 부동산과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쪼개 누구나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을 운영하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제 거래까지 진행했다.

 

아직 제도권 금융이 본격적으로 STO를 도입하기 전부터 현장에서 사업 모델을 만들고 실증을 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평가받아 왔다.

 

루센트블록의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100억 원짜리 건물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 건물을 통째로 사야만 투자할 수 있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 건물을 1만 개의 토큰으로 나눠 누구나 몇 만 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다. 투자자는 이 토큰을 사서 임대 수익이나 매각 차익을 배당받는다.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고, 모바일 앱으로 쉽게 거래할 수 있다.

 

기존 금융에서는 은행, 증권사, 부동산 중개사를 거쳐야 했던 과정이 디지털 플랫폼 하나로 통합된다. 서류 작업은 줄고, 정산은 빨라지며, 투자 진입 장벽은 크게 낮아진다. 루센트블록은 이런 구조를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적용하며 STO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였다.

 

하지만 이번 STO 거래소 인가 경쟁 과정에서 루센트블록은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실증 경험과 기술력은 충분했지만, 대형 금융기관과 거래소, 공공 인프라 기업들이 참여한 컨소시엄과 경쟁하기에는 자본 규모와 조직력, 제도권 네트워크 측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뛰어났지만, 제도권 금융이 요구하는 안정성과 자본력, 시스템 규모 면에서는 아직 스타트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열 때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고, 그 기준은 결국 기존 금융 인프라를 가진 대형 기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것이 루센트블록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현재 한국의 STO 제도 구조 자체가 스타트업에게 불리한 구조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기술은 언제나 변한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토큰화 방식 역시 계속 바뀐다. 오늘의 기술이 내일의 표준이 아닐 수 있다. 지금은 부동산 토큰이 중심이지만, 몇 년 뒤에는 전혀 다른 형태의 자산이 시장의 중심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음악을 CD로 사고, 영화는 극장에서만 봤다. 그러나 지금은 스트리밍이 기본이 됐고, 콘텐츠는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유통된다. 금융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종이 증서와 은행 창구 중심의 금융은 점점 사라지고, 모바일과 플랫폼 중심의 금융이 표준이 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다. 무엇을 토큰으로 만들 것인가, 어떤 자산을 디지털로 유통할 것인가가 시장의 성패를 좌우한다. 단순히 건물과 땅만 쪼개는 것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기 어렵다.

 

이제 디지털자산 시장의 중심은 점점 IP로 이동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게임, 웹툰, 음악, 스포츠 리그, 캐릭터, 브랜드 같은 콘텐츠가 새로운 자산이 되는 시대다. 예를 들어 인기 드라마의 판권, 글로벌 게임의 아이템, 유명 아티스트의 음원 수익, 스포츠 리그의 중계권 같은 것들이 모두 투자 자산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영화 수익을 토큰으로 나눠 투자받는 프로젝트가 등장했고,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IP를 토큰화해 팬들이 직접 투자하는 모델이 실험되고 있다. 중동에서는 관광 인프라와 문화 콘텐츠를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K-POP,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 e스포츠 등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 콘텐츠를 디지털자산으로 연결하면, 단순한 문화 수출을 넘어 글로벌 투자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

 

디지털자산의 시대는 금융의 시대가 아니라 IP의 시대다. 공장이 아니라 콘텐츠가 돈을 벌고, 설비가 아니라 세계관이 자산이 된다. 하나의 캐릭터, 하나의 리그, 하나의 브랜드가 수억 명을 연결하는 경제권이 되는 시대가 열린다.

 

루센트블록은 한국 STO 산업의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기술은 계속 바뀌고, 플랫폼은 진화하며, 자산의 개념은 확장된다. 이제 디지털자산의 다음 단계는 금융을 넘어 콘텐츠와 IP의 세계로 향하고 있다.

 

앞으로 수많은 IP가 자산이 되고, 수많은 플랫폼이 등장하며, 디지털자산 시장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지금은 그 거대한 변화의 문이 막 열리고 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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