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1기 정부에서 최장기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고 트럼프와 앙숙이 된 존 볼턴이 13일(현지시각) 니컬러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만 제거하고 독재 체제를 온존시키는 “운영” 정책이 재앙적 실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베네수엘라에서 트럼프는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In Venezuela, Trump Has Put Himself in a Box)라는 기고문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지금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체제 교체가 아니며 1961년 미국이 쿠바를 침공했다가 체제 교체에 실패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피그만 침공이 실패한 결과 카스트로 정권이 지금까지도 사실상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도 몇 년 뒤 우고 차베스–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을지 모른다.
마두로 제거는 전적으로 정당한 일이었고 뛰어난 군사 작전으로 달성됐다.
그런데 트럼프가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우리가 모든 걸 운영하고 고칠 것이다. 적절한 시점에 선거를 할 것이다. 망가진 이 나라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트럼프의 말을 주워 담았다.
트럼프는 나라를 ‘고치기’ 위해 독재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루비오는 의원들에게 세 단계의 ‘고치는’ 과정을 설명했다. 국가 안정화, 회복, 그리고 민주 정부로 이행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재건이다.
현 상황이 얼마나 갈까. 트럼프에 따르면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와 루비오가 무슨 생각을 하던 마두로 정권의 잔존 세력의 집권을 허용하는 것은 재앙적 실수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과 디오스다도 카베요 론돈 내무장관과 같은 인물들이 트럼프의 구상을 몇 년 동안 순순히 따를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망상이다.
◆마두로 잔존 세력 "명령하면 사라질 것" 상정
로드리게스와 국방 장관, 내무장관과 함께 간다는 것은 이들이 미국의 명령을 따르고 나서 조용히 사라질 것으로 상정한 것이다.
현실은 그 반대다. 마두로 없는 정권의 최우선 과제는 자기 보존이며, 이는 미국 대통령과의 보조를 맞추거나 그의 요구를 이행하는 것과는 다르다.
베네수엘라 현 정부는 군, 경찰, 집단 무장조직 등 핵심 집단들로부터 충성을 끌어내려 애쓰고 있음이 분명하다.
로드리게스 계파가 야권을 탄압하고, 권력을 공고히 하려 한다는 수많은 보도가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권은 더 깊이 뿌리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장 집단이 민간인들을 다시 위협하면서 광범위한 탄압을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도 드러나고 있다.
◆마차도 등 야권 경멸해 상황 악화
트럼프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베네수엘라 야권 전체를 역량이 부족하다고 일축함으로써 상황을 악화시켰다.
마차도는 2024년 대선 때 야권의 압도적 대선 후보였다. 그러나 마두로 충성파로 구성된 베네수엘라 최고 법원이 출마를 금지해 무명의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후보가 됐고 온갖 선거 부정에도 그는 70% 가까운 득표를 했다. 우리는 베네수엘라 야권이 마두로 정부의 잔존 지도자들을 제거하는 것을 도울 수 있었으나 돕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트럼프의 노골적 경멸로 인해 사기가 꺾였고 정부에 맞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
◆정치적 혼란 지속되면 투자 가능성 낮아져
베네수엘라에서 정치적 위험이 크면 클수록 외국인의 대규모 투자 가능성은 낮아진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가 지난주 트럼프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로서는 “투자 불가능하다”고 선언한 이유다.
자유 정부가 베네수엘라를 통치하기 전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신규 투자를 꺼린다면, 중국이 베네수엘라 정부와 거래해 석유 자원을 활용할 것이다.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에서 나오는 수익이 없고, 그것도 머지않은 시점에 확보되지 않는다면, 트럼프의 거창한 구상 대부분은 그저 공상에 불과하다.
심지어 미국의 셰일 석유 생산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며, 이는 이른바 ‘미국 우선’을 내세우는 트럼프 정부와는 거리가 멀다.
트럼프는 패를 심각하게 잘못 썼다.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압도적인 군사적 강압 수단이 있음에도 마두로의 측근들이 권력을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그들에게 선제적으로 항복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일파가 시간을 끌며 입지를 굳히는 동안 가장 두려워하는 요소는 석유 봉쇄와 미군의 압도적 힘이다.
그들에게 시한을 주고 쿠바로 망명하라고 최후통첩 해야 한다.
베네수엘라 야권이 군과 민간 당국의 이탈을 유도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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