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시시각각] 자의적 해석보다 ‘객관적 인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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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시시각각] 자의적 해석보다 ‘객관적 인식’ 필요

경기일보 2026-01-13 18:46: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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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갤럽이 9일 발표한 자체 정례 여론조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5%포인트 상승했으나 국민의힘 지지율은 변화가 없었다. 이 점이 흥미로운 이유는 현재 정치 상황이 민주당에 반드시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 간 대화 녹취 공개에 따른 후폭풍은 여전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 문제도 계속해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악재가 잇따를 경우 일반적으로는 해당 정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으니 ‘이례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고려할 수 있는 점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여전히 중첩돼 있다는 사실이다. 일치율 100%라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윤석열의 이미지가 국민의힘 내부에 잔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비상계엄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정작 그 비상계엄을 주도한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마치 주어가 빠진 채 동사와 목적어만 남은 문장처럼 본질을 비켜간 인상이었다. 상황이 이러니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인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여전히 연결돼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로 짚어볼 수 있는 요소는 메신저의 문제다. 정치에서 메신저가 신뢰를 얻지 못하면 그가 전하는 메시지의 내용이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유권자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만큼 메신저의 이미지가 메시지의 설득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되면 정당 지지율 상승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된 점도 민주당 지지율 상승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이 여당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강성 보수층의 지지만으로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과거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선거 전략을 구사해 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을 봤기 때문일 수 있지만 이는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크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5%였다. 이 정도의 지지율만 유지된다면 민주당은 자신들의 핵심 지지층만을 겨냥한 선거 전략으로도 승산이 있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45%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다면 승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상황은 다르다. 중도층이 많이 응답하는 전화 면접 방식의 여론조사에서 6개월 가까이 20%대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는 설령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유인한다고 해도 선거 승리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중도층은 실재하지 않으며 결국 모든 유권자는 투표장에 가면 양 진영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일부 존재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중도층의 성향을 오해한 것이다. 중도층 유권자의 선택은 선거 시점의 여론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는 말이다. 물론 이른바 ‘셰임 보수(shame conservative)’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선거 사례를 보더라도 이들의 비중은 전체 유권자 중 1% 내외로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기에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상황의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객관적인 인식’이다.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더 합리적인 정당이 승리하는 것은 상식이다. 어느 쪽이 유권자들에게 더 합리적으로 비칠지에 대해 정치권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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